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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0대 지지' 국힘 13% 민주 27%…野 "정부 똥볼 덕"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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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서 여야가 뜨겁게 맞붙었던 2030 표심 쟁탈전이 다시 시작됐다. 그간 국민의힘이 박빙 우세를 보였던 20대와 30대 정당 지지율이 ‘주 69시간제’ 논란을 거치며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면서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20일 발표한 정례 조사(13~17일)에서 민주당의 20대 지지율(45%)은 국민의힘(33%)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앞섰다. 민주당은 30대 지지율(51%)에서도 국민의힘(28%)을 한참 따돌렸다. 지난주 조사(6일~10일)에서 민주당이 20대·30대 지지율 첫 역전에 성공한 후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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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리얼미터의 3월 조사를 분석해보면 민주당의 청년층 지지율은 36%→42%→45%(20대), 40%→44%→51%(30대)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같은 조사에서 41%→35%→33%(20대), 41%→34%→28%(30대)로 내림세다.

한국갤럽의 3월 조사에서도 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은 25%→24%→27%로 상승 추세지만, 국민의힘은 28%→24%→13%로 수직하강 했다. 한국갤럽의 가장 최근 조사(14~16일)에서는 국민의힘(13%)의 20대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2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자세한 내용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정부·여당에 대한 2030세대의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실용적 가치와 공정성이 우선인 청년세대가 근로시간, 학교폭력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업체 메타보이스의 김봉신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심화에도 민주당의 2030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정책·인사가 반감을 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도 “윤석열 정부가 계속 ‘똥볼’을 차니 어부지리로 당 지지율이 올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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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이재명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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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내친김에 2030 유권자를 우군으로 만들겠다는 기세다. 20일 민주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주 69시간제’에 대한 비판을 이어졌다. 이재명 대표는 “주 69시간 노동개악 같은 엉터리 정책 그만하고 일말의 책임을 느끼길 바란다”고 꼬집었고, 박찬대 최고위원도 “주 69시간 과로사 조장에 반대하는 성난 민심을 정부가 억누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어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여당의 반대 속에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 관련 안건을 단독 상정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분노와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왜 ‘더 글로리’에 열광했는지를 보며 이에 맞춰 이슈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여당은 2030 이탈을 막기 위한 수습책 마련에 급급한 모습이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은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야 한다”며 “근로 시간 개정안에 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고용노동부에 지시했다. 국민의힘도 20일 정부에 발맞춰 “당정의 2030 세대 담당자가 MZ세대 노동조합 ‘새로고침’을 만나 근로시간 개편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치맥 회동을 조만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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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前 국민의힘 대표의 세대포위론 설명. 사진 이준석 前 대표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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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2030 쟁탈전에 몰두하는 건 젊은층(2030)·노년층(60대 이상)을 묶어 민주당 지지층인 40대·50대를 고립시키는 ‘세대 포위’ 전략이 여권의 지난해 대선·지방선거 필승 공식이었기 때문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념보다 이익에 대한 충성도가 큰 2030세대의 실망이 지속한다면 ‘세대 포위론’은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수사본부장도 하루아침에 지명 철회하고 ‘주 69시간제’도 곧바로 보완을 요구했지만, 젊은 세대가 여권에 박수를 보내는 일은 현재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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