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7.5m 버디로… LIV 54억 상금 거머쥐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리, 2차대회 정상

조선일보

대니 리가 2023시즌 LIV 골프 시리즈 2차전에서 극적인 우승을 거두고 기뻐하고 있다. /Zachary BonDurant-USA TODAY Sports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33)가 홀까지 7.5m 떨어진 그린 바깥 러프 위에서 빗자루 퍼터라고 불리는 롱 퍼터를 들었다. 그린 프린지에서 꽤 떨어진 러프 쪽에 공이 있었지만 대니 리는 과감하게 퍼팅을 했고 강하게 구르던 공은 깃대를 맞고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7년 8개월 만에 우승하고 환호하는 그의 얼굴에 샴페인이 쏟아졌다.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주도하는 LIV 골프시리즈로 이적한 대니 리가 20일 올 시즌 2차 대회에서 우승해 412만5000달러(약 54억원) 상금을 거머쥐었다. 대니 리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더갤러리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기록, 최종 합계 9언더파 204타 성적으로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카를로스 오르티스(멕시코), 브렌던 스틸(미국)과 연장전을 벌였다.

전날 2라운드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7위였던 대니 리는 17·1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18번홀에서 계속된 연장 2차전에서 1.8m 버디 퍼트를 놓쳤지만, 연장 3차전에서 극적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2015년 7월 PGA 투어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이후 7년 8개월 만에 우승한 대니 리는 “다시는 우승과 인연을 맺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정말 기쁘다”고 감격했다.

대니 리는 리디아 고(26)가 ‘천재 골프 소녀’로 이름을 날리기 전 뉴질랜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골퍼였다. 티칭 프로인 어머니에게 골프를 배운 대니 리는 이진명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 주니어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지내다 부모님을 따라 뉴질랜드에 이민을 갔다.

대니 리는 2008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가 갖고 있던 18세 7개월의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18세 1개월로 경신했다. 2009년에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조니 워커 클래식에서 유럽 투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아마 세계 1위로서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손과 등에 잦은 부상을 당하며 기대에 못 미쳤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11시즌을 뛰며 통산 상금 1536만3106달러(약 200억원)를 벌었지만, 우승은 2015년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이 유일했다.

LIV로 이적한 대부분 선수가 수천만달러에서 수억달러에 이르는 계약금을 받았지만 대니 리는 별도의 계약금이 없었다고 한다. “같은 팀에서 뛰자”는 재미 교포 케빈 나의 권유를 받은 대니 리는 지난 2월 LIV 2023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합류했다.

대니 리는 “개인전 우승은 바라지도 않았고 팀을 위해 한 타라도 줄여보려고 하다 보니 우승했다”고 말했다. 이날 개인전 우승 상금 400만달러(약 52억원)를 받은 대니 리는 케빈 나와 재미교포 김시환, 짐바브웨의 스콧 빈센트 등과 한 팀을 이룬 단체전에서 3위를 차지해 단체전 상금 12만5000달러(3위 상금 50만달러를 4명이 나눔)까지 모두 412만5000달러(약 54억원)를 받았다. LIV 골프에는 한국 국적 선수는 아직 없고 케빈 나와 김시환, 대니 리 등 교포 선수 3명이 뛰고 있다.

[민학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