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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美, WBC 결승 진출… “우리 캡틴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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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이닝 쿠바 두들겨 14대2 압승

“우리 이제 3년 동안 다음 WBC에 나갈 선수들 모집해야 해.”(마이크 트라우트)

“형, 일단 이번 대회부터 이기자.”(브라이스 하퍼)

조선일보

미국의 마이크 트라우트가 지난 19일 열린 202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9대7로 이긴 뒤 동료들과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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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의 스타 선수 브라이스 하퍼(31·필라델피아 필리스)는 미국 대표팀 주장 마이크 트라우트(32·LA 에인절스)와 최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공개된 대화에서 트라우트는 이번 WBC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다음 대회를 준비하려고 하는 모습이다. 그는 또 부상으로 이번 WBC에 불참한 하퍼에게 “너도 여기 있었어야 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고 한다.

미국 선수들은 WBC 출범 초창기에는 리그를 위해 몸을 아낀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소극적으로 임하거나 아예 출전을 고사하는 선수가 많아 2006년 8강, 2009년 4강, 2013년 8강에 머물렀다. 현시대 최고의 야수로 꼽히는 트라우트도 2017년 WBC 때 출전 요청을 받았으나 고민 끝에 거절했다. 그 대회에서 미국은 첫 WBC 우승컵을 들었다. 이전 대회와 달리 빅리그 선수들이 전력을 쏟으며 경기에 임해 일본, 푸에르토리코 등 국제 무대 강호를 제쳤다. 트라우트는 그 모습을 보고 ‘다음 WBC에는 출전하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이번 대회 미국이 각팀 중심 타자로 이뤄진 강타선을 내세운 데에는 트라우트의 공이 컸다. 트라우트는 작년 올스타 휴식기 직전에 WBC 참가를 가장 먼저 선언했다. 그러자 무키 베츠(LA 다저스)를 비롯한 선수들이 ‘트라우트와 함께 뛰고 싶다’며 줄줄이 따라나섰다. 미국 대표팀은 이번 WBC에서 ‘올 인(ALL IN)’이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은 22일 오전 8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리는 2023 WBC 결승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상대는 준결승 일본-멕시코전(21일 오전 8시) 승자다. 미국은 앞서 20일 같은 곳에서 쿠바와 벌인 준결승에선 14대2로 가볍게 이겼다. 타선이 1회부터 매이닝 쿠바 마운드를 두들겼고 9-2로 앞선 6회말 트레이 터너(필리스)의 3점 홈런과 트라우트의 1타점 2루타로 4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트라우트는 쿠바전에서 동료들이 활약할 때마다 더그아웃에서 잔뜩 흥분한 채 열광했다. 이번 대회 그의 모습은 야구 팬 사이에서도 화제다. 그는 차분하고 겸손한 성격 탓에 ‘재미없다’ ‘스타성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곤 했다. 그랬던 그가 이번 대회에서 더그아웃에서 동료와 웃고 떠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팬들은 ‘WBC가 사람을 바꿨다’며 놀란다. 트라우트는 “야구를 하면서 가장 재밌는 경험이다. 재밌을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쿠바전 1회에 역전 투런포를 친 폴 골드슈밋(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내가 지금껏 평생 친 홈런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홈런 중 하나”라며 “(동료들과) 초반부터 점수를 내자고 했는데 그럴 수 있어 기뻤다. 이 팀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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