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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기후변화 최종경고…"근미래 지구 전지역서 기후재앙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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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나리오서 온난화 심화…가장 취약한 이들부터 강하게 타격"

"살만한 미래 확보 기회 사라져간다"…탄소예산 10년치만 남아

'기후탄력적 개발'이 해결책…"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통합"

연합뉴스

황무지처럼 마르고 갈라진 주암댐
(순천=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전남 순천시 상사면에 있는 주암댐이 20일 오후 말라붙어 갈라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극심한 가뭄이 1년가량 이어지면서 광주·전남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의 저수율은 이날 21.53%까지 내려갔다. 2023.3.20 hs@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회원국들이 13~1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제58차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한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6차 보고서)는 '현황과 추세', '미래의 기후변화와 위험성 그리고 장기 대응책', '단기 대응책'으로 구성됐다.

보고서는 "모두가 살만하고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확보할 기회의 창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을 중심으로 6차 보고서 내용을 살펴봤다.

◇ "인간이 온난화 초래…33억~36억명 기후변화에 취약"

연합뉴스

작년 8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탄천주차장 일대가 전날 내린 폭우로 잠겨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보고서는 "인간 활동이 지구온난화를 명백히 초래했다"라고 명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0년 지구 표면온도는 1850~1900년에 견줘 1.09도(0.95~1.20도) 높았다. 1970년 이후 50년간 지구 표면온도 상승세 최소 지난 2천년 사이 어느 50년간보다 빨랐다.

'인간에 의한' 지구 표면온도 상승 폭은 1.07도(0.8~1.3도) 정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인간이 온난화를 일으킨 주된 방식은 온실가스 배출이다.

1850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은 2천400±240Gt(기가톤)으로 추산되는데 58%는 1850~1989년에, 42%는 1990~2019년에 배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기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10ppm으로 200만년 내 최고치다.

대기 중 메탄과 아산화질소 농도는 1천866ppm과 332ppm으로 최소 80만년 내 최고치로 나타났다.

2019년 한해 순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59±6.6Gt였다. 79%가 에너지·산업·교통·건물에서 나왔고 나머지는 농업과 임업을 비롯한 토지를 이용하면서 배출됐다.

2019년 기준으로 세계 인구 35%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9t 이상인 국가에 거주했고 41%는 3t 이하인 나라에 살았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상위 10% 가구가 '소비 기반 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34~45%를 배출했고 하위 50% 가구의 배출량은 전체의 13~15%를 차지했다.

6차 보고서는 "과거와 현재 모두에 각 지역·국가·개인이 온실가스 배출량에 기여한 정도는 균등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는 육상·담수·설빙권(Cryospheric)·연안·대양 생태계에 지속적인 손해를 끼치고 있으며 불가역적인 손실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33억~36억명이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는 식량과 물 안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라면서 "농업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상승해왔지만, 기후변화가 지난 50년 사이 이 성장세를 둔화시켰다"라고 했다. 기후변화가 고위도 농업 생산성에 긍정적 영향을 준 부분도 있지만 주로 중·저위도 농업 생산성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해수 온도 상승과 산성화는 일부 해양에서 어업과 양식업에 악영향을 줬을 것으로 봤다.

물과 관련해서는 "세계 인구 절반 정도가 기후와 비(非)기후적 요인 때문에 연중 일부라도 물 부족을 겪는다"라고 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는 광범위하게 악영향을 끼친다"라면서 "체계·지역·영역별로 불균등하게 나타나는 손실과 피해와도 관련돼있다"라고 지적했다.

◇ "NDC 이행만으로는 기후목표 달성 못해"

연합뉴스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보고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과 교토의정서, 파리협정으로 인해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목표를 높이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협약들로 인해 기후변화 완화·적응 활동이 증가했고 일부는 기후위험을 줄이는데 효과를 냈다고도 밝혔다.

다만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까지, 즉 2021년 10월 전까지 발표된 각국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그대로 이행한다면 산업화 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이 이번 세기 내 1.5도를 넘을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특히 각국이 NDC를 상향하지 않고 이행하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이 2.8도(2.1~3.4도)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금의 흐름도 모든 영역과 지역에서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부족한 수준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2020~2030년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연간 투자비는 현재의 3~6배로 증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모든 시나리오에서 온난화 심화…복합적·연속적 위험 발생"

연합뉴스

2020년 8월 브라질 아마존 숲이 불타는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보고서는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남에 따라서 모든 탄소배출 시나리오에서 근미래에 온난화가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공통사회 경제경로'(SSP) 시나리오인 SSP1-1.9에서도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이 1.5도에 이를 가능성이 있고 탄소 배출량이 그 이상인 시나리오에서는 1.5도를 넘을 가능성이 있거나 매우 많이 있었다.

앞서 발표된 제3실무그룹 보고서에는 2030년까지 각 연도 지구 표면온도가 1850~1900년 대비 1.5도 이상 높을 확률이 40~60%로 제시된 바 있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상 목표다.

6차 보고서는 "근미래에 지구 전 지역에서 기후재앙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예상되는 재앙과 위험으로 고온으로 인한 사망과 질병, 수인성 질병과 식품·벡터 매개 질병, 정신건강 문제, 연안과 저지대 홍수, 생물다양성 감소, 일부 지역에서 식량생산량 감소, 산사태 등을 꼽았다.

특히 보고서는 "기후적 위험요소와 비기후적 위험요소의 상호작용이 늘면서 더 복잡하고 대처하기 어려운 복합적이고 연속적인 위험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해수면 상승이나 남극 빙상 붕괴, 생물다양성 감소 등은 지구 표면온도 상승을 제한해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난화가 더 심화하면 '급격하거나 비가역적 변화'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고 부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표면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해도 향후 2천년간 해수면 높이가 2~3m 높아지겠으며 2도로 제한하면 2~6m 높아질 전망이다.

◇ "넷제로 달성 시점과 탄소 감축량 중요…기후 탄력적 개발 전환해야"

연합뉴스

탄소중립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보고서는 온난화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선 넷제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넷제로 달성 시점과 앞으로 10년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얼마나 줄일지가 지구 표면온도 상승 폭 1.5도와 2도 제한에 성공할지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 활동으로 온실가스가 1천Gt(이산화탄소 환산량) 배출될 때마다 지구 표면온도는 0.45도 상승한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을 위해 남은 탄소 배출량은 2020년 초 기준 500Gt(50% 확률), 2도 제한에는 1천150Gt(67%)이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데 남은 탄소 배출량을 '탄소예산'이라고 부른다. 2019년 탄소 배출량을 생각하면 1.5도 제한 탄소예산은 10년치도 안된다.

6차 보고서는 "2020~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9년 수준에 머물면 1.5도 제한을 위한 배출량은 거의 고갈된 셈이고 2도 제한 배출량은 3분의 1 이상 소진됐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려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배출량의 43%, 2도로 제한하려면 27% 줄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판단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살만하고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확보할 기회의 창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라면서 '기후 탄력적 개발'(climate resilient development)로 경로를 신속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기후 탄력적 개발은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이 진전되도록 (기후변화) 대응책과 적응책을 통합하는 것으로 국제협력이 증진돼야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향후 10년간 심대하고 신속하고 지속적인 (기후변화) 완화책이 시행되고 적응책 실행 속도가 빨라진다면 인간과 생태계 손실과 피해를 줄일 뿐 아니라 공기 질과 건강 등 여러 부가적인 이익도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완화책과 적응책 시행이 지연되면 (인류를)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반시설에 매여 있게 만들고 (완화책과 적응책) 실현 가능성을 줄이고 손실과 피해를 늘릴 것"이라고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그래픽] IPCC 승인 제5·6차 평가보고서 내용 비교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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