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한일 정상, 위안부·수산물 논의”…대통령실 “왜곡보도”(종합)

일본 산케이신문이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간 회담에서 독도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과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 철폐가 언급됐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논의 여부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왜곡된 보도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일본 측에) 적절하게 입장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 제공

산케이신문은 이날 “기시다 총리는 2015년 위안부 합의 이행이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의 철폐를 요구했으나, 진전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독도나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도광산은 일제시대 조선인 강제징용이 있었던 현장이다.

산케이신문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회담 후 즐긴 ‘화합주’에 대해 “양국 정상이 회담 후 만찬 자리에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술잔을 주고 받는 등 한일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우리(일본) 정부는 과거 배신을 거듭 겪은 만큼 번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맹세의 잔이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과거 정권 교체와 국내 정세에 따라 대응을 오락가락해 왔다”며 “16일 만찬을 마친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경계를 내비치며 ‘이게 계속되면 좋겠는데’라고 중얼거렸다”고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도쿄 긴자의 한 오므라이스 노포에서 친교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규제 철폐 논의와 관련한 질문에 “두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건에 대해서도 “정상 간에 오간 대화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일본 정관계 인사들이 윤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수산물 수입과 관련 언급이 있었지만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과 관련해 “(한국) 정부 입장은 명확하다. 만일 우리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있다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 증명돼야 하고, 정서적으로 우리 국민이 실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 그래야 그 조치(수입)를 시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정상회담에서 독도 문제나 위안부 합의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한일정상회담이 끝나고 전혀 근거가 없거나 왜곡된 보도가 일본 측에서 나오는 것과 관련해 우리 외교 당국이 (일본 외교 당국 측에)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 방지를 당부한 것으로 안다”며 “가급적 이해를 하려고 하지만, 도가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외교 채널을 통해 적절하게 입장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 근거도 없이 일단 내질러놓고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슬그머니 빠지는 행태가 일본 언론에 있는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언론 행태에는 그런 게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은영 기자(eun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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