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는 야식으로 인기인데…이집트 국민 분노케한 음식의 정체

닭발 요리 [EPA = 연합뉴스]

극심한 경제난 속에 이집트 정부가 국민에게 닭발 섭취를 권했다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닭발은 한국에서는 인기 있는 야식 중 하나로 꼽힌다. 예능에서도 연예인들이 닭발 요리를 야식 등으로 시켜서 먹는 장면 등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이집트는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사료 등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올라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닭발은 단백질이 많은 부위라고 이집트 정부가 홍보한 것이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고 BBC는 설명했다.

이집트에서는 식용유와 치즈 등 기본 식재료 가격이 지난 몇 달 사이 2~3배가 올랐다.

이달 물가상승률은 30%를 넘어섰다.

특히 육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탁에서 고기 구경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국민들의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세 자녀의 어머니라는 웨다드는 “한 달에 한 번 고기를 먹거나 아예 사지 않는다”며 “달걀도 요즘은 한 알에 5 이집트파운드(약 208원)씩이나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이집트가 고물가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식류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도 한 몫했다.

이집트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밀을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그런데 세계 밀 수출량의 29%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면서 국제 곡물시장에 대한 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타격을 받은 것이다.

여기에 설상 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집트의 주요 수입원인 관광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관광산업은 이집트 국내총생산(GDP)의 약 5%를 차지한다.

매달 5000 이집트 파운드(약 21만원)를 연금으로 받는다는 웨다드는 1년 전만 해도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여겼지만, 현재는 먹고 사는 것조차 빠듯하다고 말했다.

닭고기를 사먹기 위해 잔돈을 긁어 모았다는 그는 “닭 살코기를 1kg에 160 이집트 파운드에 판다”며 “심지어 200이집트 파운드까지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닭발은 20 이집트 파운드 밖에 안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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