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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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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기폭 장치 공중 폭발”… 핵무기 실전배치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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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m 상공서 모의 탄두 폭발시켜

‘사일로’ 형태의 발사대 활용한 듯

김정은 “핵 억제력 기하급수적 증대”

4월 정상각도 ICBM 발사 가능성

軍 당국 “北 주장 과장” 평가 절하

북한이 20일 전날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관련해 “기폭 장치를 달아 공중 폭발시켰다”는 주장을 폈다. 핵탄두를 실어 나르는 것은 물론 원하는 시점에 폭발시키는 장치까지 결합함으로써 핵무기의 실전 배치에 한 단계 더 다가섰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전쟁 억제력의 기하급수적 증대’를 거론하고 나섰다.

세계일보

북한이 지난 19일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전술탄도미사일 KN-23(일명 ‘북한판 이스칸데르’)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그간 탄도미사일을 쏠 때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지상 혹은 땅속에서 바로 솟구쳐 오르는 모습이 독특하다. 이를 두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 플랫폼의 다변화·다양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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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핵 반격 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전술핵 공격 임무 수행 절차와 공정에 숙련시키는 종합전술 훈련이 3월18일과 19일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적 주요 대상에 대한 핵 타격을 모의한 발사 훈련”이라며 “미사일에는 핵전투부(핵탄두)를 모의한 시험용 전투부를 장착”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800㎞ 사거리에 설정된 동해상 목표 상공 800m에서 공중 폭발함으로써 핵전투부에 조립되는 핵폭발 조종 장치들과 기폭 장치들의 동작 믿음성이 다시 한 번 검증됐다”고 강조했다.

실전 핵무기는 핵물질, 기폭 장치, 투발(운반) 수단 3대 요소로 구성된다. 올해 들어 진행된 미사일 도발은 핵탄두를 실어나를 투발 수단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번엔 ‘모의’ 핵탄두에다 실제와 같이 기폭 장치를 달아 발사했다는 것이다. 통신은 이번 훈련을 통해 핵 공격 지시부터 실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훈련을 직접 지도한 김 위원장은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라는 사실만을 가지고서는 전쟁을 억제할 수 없다”며 “실제 적에게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언제든 적이 두려워하게 신속 정확히 가동할 수 있는 핵 공격 태세를 완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가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을 기하급수적으로 증대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뜻하지 않은 상황이 도래한다면 주저 없이 중대한 사명(선제공격)을 결행할 것”이라고도 했다.

통신이 공개한 미사일 발사 사진을 보면 화염과 연기가 그간 볼 수 없었던 V자 모양으로 솟구쳐 올랐다. 그간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주로 이용한 북한이 사일로(지하격납고) 형태의 발사대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과 한·미의 현재 접근법이 바뀌지 않고, 연중 무휴의 한·미 군사훈련이 진행되는 일정을 고려하면 우발적 충돌 우려는 올 한 해 내내 떨쳐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사일 훈련 성공을 기반으로 4월 중 태평양으로 사거리를 축약한 정상 각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예상된다”며 “지상 500∼1000m 상공에서 대규모 폭발력 보여주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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