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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웅남이' 박성웅 "사활을 걸었어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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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웅남이 박성웅 / 사진=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CJ CG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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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웅남이' 박성웅이 사활을 걸었다. 첫 수중 촬영부터 곰이 된 사람이란 1인 2역에 도전하며 온몸을 내던졌다. "와이낫? 너 배우 아냐?"라는 박성웅의 도전 정신이 빛나는 이유다.

배우 박성웅은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웅남이'(감독 박성광·제작 영화사 김치)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웅남이'(감독 박성광·제작 영화사 김치)는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이(박성웅)의 좌충우돌 코미디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박성광부터 최민수, 이이경, 염혜란 등 화려한 출연 라인업과 개그맨 박성광의 첫 상업영화이자 장편 입봉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박성웅은 영화에 대해 "'웅남이' 완성본을 보고 부끄럽지는 않겠구나 싶었다. 완성도도 있고 코미디라고만 하기에는 짠한 것도 있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당초 박성웅은 박성광과 12년 전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웅남이'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처음 대본을 받고 잠시 고민했지만, 박성광의 기특함에 의리를 지켰다. 시나리오를 함께 수정하며 코미디의 결을 잡아갔다는 박성웅은 "원래 대본 속 이정학은 전하의 나쁜 놈이었다. 웅남이가 웅북이를 죽이는 결말로 갔었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 코미디물인데 18세로 가면 안 되지 않나. 웅남이와 웅북이는 처해진 환경이 달랐을 뿐"이라며 밝혔다.

박성웅은 극 중 웅남이의 코믹스러움과 이정학(웅북이)의 강렬함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1인 2역을 소화했다. 특히 25살인 웅남이를 연기하는 데 실제 자신의 20대를 생각했다고. 박성웅은 "20~21살 때 철이 없을 때 아니냐. 이이경과 친구 호흡을 맞추면서 쫙 풀린 것 같다. 문제는 저보다 실제 3살 어린 염혜란이었다. 저한테 아들이라고 하고 제가 엄마라고 불러야 하는데 걱정이 됐다. 하지만 카메라가 돌아가니 바로 엄마아들이 됐다. 대단하다"고 전했다.

이정학(웅북이) 연기에 대해선 "이정식(최민수)에 의해 범죄 조직 2인자로 키워졌지만, 고독감과 외로움이 안에 있다. 연기하는데 최민수 형이 도움이 많이 됐다. 실제 성격이 재미도 없고 그래서 고독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박성웅은 극 중 최고의 장면으로 최민수와의 창고 장면, "구구 팝십일"을 꼽았다. 박성웅은 ""구구"는 최민수 형이 미리 애드리브로 준비한 대사다. 이정학이 이정식에게 움추러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 원래 영화 뒤편에 나오는 거였는데,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초반으로 당겨서 편집했다. 덕분에 마지막에 창고 신에서 최민수에게 '구구 한 번 해달라'고 요청했고, 제가 81로 받아치는 최고의 장면이 나왔다. 최민수 형이 애초에 구구를 안 했다면 81도 안 나왔을 것"이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액션신에도 특히나 준비를 많이 쏟은 박성웅이다. 그는 "이정학은 어렸을 때부터 킬러로 자랐기 때문에 파워풀하고 정갈한 액션에 주안점을 뒀다. 웅남이는 기술적이지 않고 힘이 강해야 하는 점을 중점으로 했다. 그래서 이정학으로서 액션을 할 때가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에 확실히 느낀 건 대역을 쓸 나이가 됐구나 다. 온몸이 종합병원이다. 액션 자부심은 있지만 이제는 대역을 써야겠더라"며 웃었다.

물싸대기를 맞는 장면, 바닷물에 뛰어드는 장면 등 유난히 물로 고생을 많이 한 박성웅은 "11월 중순, 12월 엄청 추울 때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박성웅은 "제일 문제는 바닷물이었다. 수중 세트장을 처음 가봤다. 정장차림에 한 손엔 케이스를 들고, 한 손으로는 헤엄치면서 가라앉아야 했는데, 그러질 못하더라. 결국에는 4kg 납덩이를 옷 안에 넣고 가라앉았는데 올라오질 못해 잠수부들이 저를 양쪽에 붙잡고 올려줬다"며 "나중에 완성본을 보니까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돼 너무 좋더라"고 말했다.

웅남이, 웅북이의 서사부터 성격, 액션 등을 고민하며 차별점을 잡아간 박성웅은 기본적으로 곰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는 "곰이 노는 영상을 많이 봤다. 웅남이가 밥상에서 밥을 먹기 전 냄새를 맡는 장면은 정말 곰의 모습을 보고 따라한 것이다. 뛰는 것도 곰들이 이렇게 뛰지 않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 레일을 연결해서 그 위에 러닝머신을 설치했는데, 덜컹거리며 위험하니 보호대를 하고 뛰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박성웅은 "귀 움직이는 건 제 특기다. 귀를 움직일 수 있는 걸 아니까 박성광이 신기하며 집중적으로 (화면을) 잡았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박성웅은 박성광에 대한 후한 평가도 잊지 않았다. 박성웅은 "사실 입봉 감독은 어떤 감독인지 모른다. 출발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대단하기 때문"이라며 "저뿐만 아니라 '웅남이' 배우들은 전부 베테랑이었다. 힘을 줄 수밖에 없는 배우니까 놀도록 두면 되는 거였다. 선배들이 하는 게 좋다고 받으면 되는 건데 박성광은 이 점에서 너무 최적화 됐다"며 칭찬했다.

'안시성' '대무가' '오케이 마담' '사장님을 잠금해제' 등 매 도전하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박성웅이다. 지난 2018년 '안시성' 중국어 대사는 5년이 지난 지금도 박성웅의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 2017 영화 '메소드' 속 동성과의 키스신은 그의 치열한 도전 정신을 반증했다.

박성웅은 "남자랑 키스했는데 말 다했다. 왜 나한테 이런 역할을 주나 했는데, 갑자기 '와이낫? 너 배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어 도전했다"며 "중국에서 해당 장면이 유명했다고 들었다. 이 도전만큼의 도전은 없었던 것 같다. 이후에 트랜스젠더 바 사장 역할도 들어왔었다. 엎어지긴 했지만 이것도 저한테 도전이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도전하는 심정으로 임하는 박성웅에겐 이번 '웅남이'도 남다르다. 박성웅은 "사활을 건 작품이다. 수중 액션신, 주차장 액션신 아주 볼만한 장면도 많고 정우성도 특별출연한다. 약간 속이려는 장치들도 있다. 코미디이면서 가족 영화니까 가족들이 많이 보러 왔으면 한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웅남이' 이후에도 박성웅은 넷플릭스 '사냥개들', '필사의 추적', 박해진, 임지연과 출연한 '국민사형투표'등 다수의 작품 공개 및 방송을 앞두고 있다. 박성웅은 "무명 10년이었는데 열심히 해야죠"라며 눈을 빛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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