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習 "러는 신뢰 가능 파트너···푸틴과 협력 청사진 그릴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진핑·푸틴 정상회담

習. 집권 3기 첫 순방지로 러시아

대면 전부터 기고문 띄우며 밀착

코너 몰린 푸틴, 中에 더 기댈 듯

習 우크라 전쟁 중재자 역할 관심

中 "국가원수 관할 면제 존중해야"

ICC 푸틴 체포영장 사실상 반대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 확정 이후 첫 해외 방문 국가로 러시아를 선택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2013년 국가주석에 오른 뒤 러시아를 가장 먼저 방문했던 것처럼 자신의 집권 3기 해외 순방을 러시아에서 시작해 양국의 끈끈한 동맹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반미 연대를 강화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등 서방 국가는 중러 양국의 밀착을 경계하는 한편 중국의 평화 중재 역할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20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유엔 중심의 국제 체제를 단호히 수호할 준비가 돼 있다”며 “세계의 다극화, 국제 관계의 민주화도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푸틴 대통령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킬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양국 관계 발전은 세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앞서 러시아 매체에 게재한 기고문에서도 “패권, 패도, 괴롭힘 행태의 해악이 심각하고 엄중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미국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한 데 대해서도 “국가원수가 국제법에 따라 향유하는 관할 면제를 존중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공개된 기고문에서 “서방 집단은 끊임없이 상실해가는 지배적 지위에 점점 더 절망적으로 집착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도박의 판돈으로 삼는다”며 역시 미국을 타깃으로 했다.

이어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이중 억제’ 정책을 채택하고 미국의 지령에 굴복하지 않는 모든 나라를 억누르려는 행태가 갈수록 횡행하고 있다”며 “불법적인 독자 제재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반드시 거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으로 양국은 ‘반미 세력’ 결집을 꾀하는 모습이다.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의 제재에 시달리는 가운데 강력한 우군인 중국에 더욱 기댈 수밖에 없다. 중국은 미국과 각을 세우고 새로운 국제 질서 구축에서 자국이 리더가 되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중동의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국교 정상화를 중재하며 ‘국제사회의 평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방러의 주요 목적으로 전쟁 종식의 중재자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미국의 패권을 종식시키고 양국의 이해관계에 맞게 국제기구와 규범을 재편하려는 열망을 공유하는 등 여러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중국은 자국이 분쟁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문가인 알렉세이 치가다예프 전 국립고등경제대(HSE) 강사는 “미국에는 중국과 협상할 필요성을, 유럽에는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중요성을 강조하려 한다”며 “중앙아시아·아프리카·중동 지역에는 중국이 미국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의 밀월 관계가 확산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입장 차를 보인다는 점에서 양국이 전면적 협력을 이루기는 힘들고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도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러 정상이 모스크바 회담에서 ‘한계 없는 파트너십’을 강조하겠지만 유례없는 양국 간 밀월의 이면에는 양측 관계의 걸림돌이 되는 경제·정치·역사적 방해 요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친러 행보가 오히려 서방의 반발을 사 시 주석의 희망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평화적 해법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