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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일본 독무대'였던 인니 건설시장에서 한국 시공력 인정···추가 수주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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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인니 국영 정유회사 발주공사 최초 진입

'5.8조원' 정유 자립화 사업 중 최대···2025년 9월 완공

생산량 일 26만→36만 배럴···최대 40억원 추가 수익

신규 플랜트 사업·친환경·신수도 사업 참여 확대 기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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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신수도 ‘누산타라’에서 약 90㎞ 떨어진 발릭파판의 남동쪽 해안가에서는 정유 공장 신설 및 개보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축구 경기장 면적의 400배에 달하는 약 300만 ㎡의 공장에서는 거대한 원통 모양의 저장 탱크와 하늘로 곧게 뻗은 증류탑, 거미줄을 연상케 하는 송유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주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역사상 단일 규모로는 최대 정유 플랜트 사업인 ‘발릭파판 정유 플랜트 고도화 프로젝트’ 건설 현장이다. 총 계약 금액은 약 5조 8000억 원으로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현지 국영 회사 두 곳을 뺀 현대엔지니어링의 몫은 4조 1000억 원이다. 2019년 2월 착공 이후 2025년 9월 완공이 목표이며 지난달 말 기준 공정률은 68.93%였다.

현장 곳곳에서는 타워크레인과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증류 공정 후 남은 중질류를 분해하는 시설(RFCC)이나 공장 운영을 위한 전력·용수 생산 설비를 신설하는 것이다. 특히 아파트 28층 높이인 RFCC는 고부가가치의 원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고도화 설비로 꼽힌다. 해당 시설을 통해 액화석유가스(LPG)와 휘발유·경유를 생산할 수 있다. 이 밖에도 1980년대 지어진 노후화된 기존 공장 시설 등을 개보수하는 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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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의 프로젝트 수주는 인도네시아 국영 정유 회사인 ‘페르타미나’ 발주 공사에 국내 기업이 처음으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원유 정제품 생산량 증가로 매일 30억~40억 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에서 만난 한창구 현대엔지니어링 프로젝트 담당 상무는 “페르타미나는 이번 프로젝트로 원유 정제품 생산량을 일 26만 배럴에서 36만 배럴로 증가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간 플랜트 분야 최대 협력 사업으로서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양국 기자재·시공 중소 업체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공장에는 총 1만 9447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 현지인은 1만 6870명으로 현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시공 능력이 인정을 받으며 사업 수주 기회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37억 배럴의 원유를 보유한 세계 20위 산유국이지만 정유 시설의 부족으로 전체의 60%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추후 인도네시아 국책 사업으로 기존 5개 정유 공장에 대한 개선 사업(300억 달러)과 2개 정유 공장을 신설하는 사업(240억 달러) 등이 추진될 예정인데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한 기술력을 갖춘 국내 건설사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 상무는 “신규 플랜트 관련 사업이 2030년까지 540억 달러 정도 투자가 예정돼 있다”며 “그동안 인도네시아 정유 플랜트 시장은 일본의 독무대였으나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국 업체의 수주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관련해 전기차 공장과 2차전지 생산 공장, 신수도 건설 사업에서 첨단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발릭파판=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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