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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파워는 '원래' 있었다...'OPS 2.223' 이성규, 바뀐 것은 결국 딱 하나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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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삼성 이성규가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시범경기 KT전에서 6회말 좌월 솔로 홈런을 때리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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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기본적인 ‘파워’는 있는 선수다. 오랜 시간 변화구 대응에 애를 먹었다. 올해는 다르다. 기술적으로 크게 바꾼 것은 없는데, 확 달라졌다. ‘생각’을 바꿨더니 된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이성규는 “변화구 대응에 고민을 많이 했다. 원래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다. 그런데 거기 매몰되니까 내 장점이 사라지더라. 적극적인 스윙이 나오지 않았다. 속구에도 타이밍이 늦었다. 어차피 나는 돌리는 타자다. ‘그냥 배트 돌리자. 삼진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에 한 타석씩 나가다 보니까 ‘결과를 내야 한다’는 마음에 더 작아진 것 같다. 물론 다 변명이다. 백업의 숙명 아닌가. 그것조차 내가 이겨내야 한다. 잘되면 또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타석에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짚었다.

이성규는 지난 2016년 삼성에 입단했다. ‘거포 유망주’라 했다. 그만큼 팀에서 기대를 많이 걸었다. 2020년 시즌 98경기에서 10홈런을 치면서 ‘드디어 터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2021년 개막을 앞두고 수비 훈련을 하다 공을 잘못 밟으면서 발목 부상을 입었다. 이후 팔꿈치 부상까지 왔다. 1군에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2022시즌에는 다시 1군에 올라왔지만, 13경기 출전이 전부. 타율 0.074라는 초라한 기록만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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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성규가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시범경기 KT전에서 6회말 좌월 솔로 홈런을 때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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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시즌을 벼르고 있다. 사실 스프링캠프는 퓨처스 캠프로 시작했다. 이후 1군에 올라왔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조율을 마쳤고, 시범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중이다.

19일까지 6경기에 나서 타율 0.556, 3홈런 5타점, 출루율 0.556, 장타율 1.667, OPS 2.223을 만드는 중이다. 홈런 3개가 눈에 띈다. 시범경기 홈런 단독 1위다. 5타점은 팀 내 최다 수치다. 19일에는 김현준 대신 교체로 들어가 홈런 포함 3안타를 쐈다.

공격력이 마침내 불을 뿜고 있다. 시즌 10홈런을 친 적이 있는 선수. 힘은 확실하다. 제대로 맞지 않았다. 특히 흘러나가는 슬라이더, 떨어지는 변화구에 속수무책이었다. 스트레스를 적잖이 받았다. 이제는 어느 정도 해법을 찾았다.

이성규는 “(오)재일이 형이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다. 재일이 형은 ‘타이밍이 왔다갔다 한다. 칠 때부터 한 가지 포인트를 잡고 쳐봐라’고 했다. 도움이 되고 있다. 2020년 10홈런을 쳤을 당시에는, 그때는 무작정 돌렸다. 이후 여러 공부를 하고, 잘 치는 타자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내 생각을 갖고 들어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에는 막무가내 스윙을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내 코스를 정해놓고 타석에 들어간다. 그 코스로 오면 돌린다. 어느 정도 헛스윙이 줄었다. 투수는 상관이 없다. 누가 던지든 내 코스로 들어오면 자신 있게 치려고 한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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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성규(뒤)가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시범경기 KT전에서 중견수로 출전해 뜬공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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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스태프도 발벗고 나섰다. 박한이 타격코치와 이병규 수석코치가 이성규에게 붙었다. “박한이, 이병규 코치님이 ‘너무 당겨진다. 배트를 던지듯 쳐보라’는 주문을 하셨다. 센터 방향으로 치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변화구가 왔을 때 참을 수 있게 됐다.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화도 있다. 수비다. 공격에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박진만 감독은 “외야로 고정하는 쪽이 타격에도 더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외야 전 포지션을 연습하고 있다. 뎁스가 두터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성규도 “외야로 가니까 마음은 편한 것 같다.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다”며 웃었다.

실력만큼, 혹은 실력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멘탈이다. 이성규가 증명하고 있다. 이제 조금씩 꿈을 꾸고 있다. “‘된다’는 믿음을 안고, 희망을 갖고 뛰고 있다. 올해 (한국나이로) 31살이다. 잘해야 할 때다. 당장 ‘1군에 자리를 잡겠다’고 목표를 설정할 상황이 아니다.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 것이 최우선이다. 목표는 이후 생각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리그 전체로 봐도 귀한 ‘우타 거포’ 자원이다. 삼성 팀 내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이성규가 마침내 알을 깨고 자리를 잡는다면, 삼성의 ‘명가 부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박진만 감독은 “팀이 원하는 스윙을 하고 있다. 자신 있게 나간다”며 믿음을 보였다. 김현준이 유구골 골절 수술로 3개월간 자리를 비우는 상황. 그렇기에 이성규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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