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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아트 바젤 홍콩’ 21일 개막…흥행 여부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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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후 첫 정상 개최···32개국·177개 갤러리

국내 화랑 12개 부스, “한국미술 세계적 관심 기대”

‘미술시장의 꽃’ 아트페어로 아시아 시장 ‘허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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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 홍콩 2023’이 21일 개막한다. 사진은 올해 행사 홍보 이미지(위)와 지난해 본 행사장 현장 모습. ⓒ아트바젤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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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규모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 홍콩 2023(Art Basel Hong Kong 2023)’이 21일 막을 올린다. 홍콩 완차이의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에서 주요 인사(VIP)·언론 대상의 사전 공개(프리뷰)를 시작으로 23~25일 일반 관람객을 맞이한다.

올해 아트바젤 홍콩은 여느 때보다 세계 미술계의 관심을 끈다. 우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 정상적인 대면 행사로 열린다. 참여 갤러리도 2019년 이후 가장 많다. 세계 경제의 불황 속에 미술품 판매액 등 흥행 여부는 향후 세계 미술시장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전 아트바젤 홍콩은 미술애호가·컬렉터 등 8만여명이 찾았고, 거래액은 1조원에 달했다. 사상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 한국미술시장 전체 규모다. 홍콩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로 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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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미술시장 허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오는 7월 일본에서 열리는 새로운 아트페어 ‘도쿄 겐다이’(왼쪽)와 지난 1월 싱가포르에 열린 새 아트페어 ‘아트 SG’ 이미지. ⓒ도쿄 겐다이, 아트 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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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가 홍콩과 아트바젤 홍콩의 위상을 확고히 할지도 관심거리다. 코로나19와 중국의 ‘홍콩 보안법’ 시행 등에 따른 위축으로 최근 그 위상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술시장의 꽃’ 아트페어를 통해 아시아 미술시장 허브를 노리는 각국의 경쟁도 치열하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 1월 새로운 아트페어 ‘아트 에스지(ART SG)’가 열렸다. 7월에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역시 새 아트페어 ‘도쿄 겐다이(TOKYO GENDAI)’가 출범한다. 9월에는 아트바젤과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지난해에 이어 서울에서 ‘프리즈 서울’을 개최한다.

한국 갤러리들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한국 미술을 향한 국제적 관심도는 어떨지도 주목된다. 아트바젤 홍콩은 세계 미술계·컬렉터 반응을 확인하고, 세계 미술시장에 편입되고 있는 한국 미술시장의 경쟁력 제고방안도 모색할 기회다. 한국 갤러리들은 지난해 ‘프리즈 서울’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의 열기를 떠올리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32개국 177개 갤러리 참여···미술사 명작부터 신진작가 작품까지 출품


올해 아트바젤 홍콩에는 한국 등 32개국 177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미술사에 기록된 거장들의 명작부터 동시대 인기 작가, 신진작가 작품들까지 출품해 새 주인을 기다린다. 물론 아트페어를 계기로 홍콩 전역에서는 수많은 장외 전시, 다채로운 미술 관련 행사들도 마련됐다.

아트바젤 홍콩은 본 행사인 ‘갤러리스(Galleries)’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작가 중심의 프로젝트전인 ‘인사이츠(Insights)’,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디스커버리스(Discoveries)’, 대형 조각작품 설치로 주목을 받는 ‘인카운터스(Encounters)’, 갤러리들의 별도 작가 개인전이라 할 ‘캐비넷(Kabinett)’ 부문 등으로 구성된다. 동시대 미술의 이슈를 짚어보는 토론회 등 다양한 부대 행사들도 열린다.

아트바젤 홍콩 측은 “예년과 달리 인도·남아시아 갤러리 참여가 늘어나는 등 서구권 대비 아시아·태평양 지역 갤러리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며 “명실공히 아시아 미술시장을 선도하는 아트페어로서의 정체성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앙젤 시앙 리 디렉터는 “아트바젤 홍콩이 세계 미술계 교류의 장으로 다시 돌아왔다”며 “아시아 최고 아트페어로서의 위상, 문화 허브로서 홍콩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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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바젤 홍콩 2023’에서 선보일 박서보 작가의 작품 ‘묘법 No 220510’(왼쪽,국제갤러리)과 김택상 작가의 ‘Resonance 23-2’(리안갤러리). 국제갤러리·리안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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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신진 작가로 올해 아트 바젤 홍콩에서 소개될 람한 작가의 ‘Bye Bye Meat’(왼쪽, 휘슬갤러리)와 전현선 작가의 16개 연작 중 하나인 ‘Truly Madly Deeply(3)’(갤러리2). 휘슬갤러리·갤러리2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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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12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갤러리스’에서 국제·리안·아라리오·원앤제이·PKM·학고재 갤러리와 조현화랑·갤러리바톤이 국내외의 다양한 작품들을 내건다. ‘인사이츠’에서는 우손갤러리가 안창홍 작가를 조명하며, ‘디스커버리스’에는 휘슬갤러리·갤러리2·제이슨 함이 신진작가들을 소개한다. 휘슬갤러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업한 람한 작가를, 갤러리2는 전현선 작가를 앞세웠다.

또 국제갤러리가 참여한 ‘인카운터스’에는 김홍석 작가가 동물들의 탈을 쓴 인물상을 통해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되묻는 ‘침묵의 고독’을, ‘캐비넷’에서는 아라리오갤러리가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인 김순기, 학고재갤러리가 정영주 작품을 선보인다.

아트바젤 홍콩 개막을 맞아 주요 미술관, 갤러리들도 일제히 특별전 등을 마련했다. 김수자 작가 개인전이 벨기에 갤러리 ‘악셀 베르보르트 홍콩’에서 열리는 등 다양한 장외 전시, 미술 관련 행사들도 줄을 잇는다. 소규모 아트페어 ‘아트 센트럴 홍콩’도 예년처럼 같은 기간 열린다.

크리스티·필립스, 서울 옥션 등 경매사들도 프리뷰 전시를 통해 흥을 돋우고 있다. 필립스는 아트페어에 맞춰 아시아 본사 신사옥을 열고 윤형근·김창열·박서보·하종현·이배 등 한국 작가 작품들도 출품된 경매를 열 예정이다.

기대는 높지만 흥행 여부는 미지수···


아트바젤 홍콩에 참여하는 국내 갤러리들은 대부분 성과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꾸준히 아트바젤 홍콩에 참여해온 갤러리 관계자들은 “주최 측의 전망, 해외 미술계 관계자나 컬렉터들의 관심이 예년보다 커졌다”며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매출액 회복은 힘들겠지만 지난해 행사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계 관계자들은 흥행의 긍정적 요인으로 아시아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아트바젤 홍콩이라는 위상과 대면으로 열린다는 점, 홍콩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등을 꼽는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황인 데다 단기간에 위상 회복은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 요소들도 거론된다. 특히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트 SG’의 흥행이 저조했다는 점도 지적된다.

정준모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대표는 20일 “세계 경제 상황, 최근 아트페어들의 결과 등을 종합하면 이번 아트바젤 홍콩도 비정상적이었던 작년보다는 낫겠지만 기대만큼의 흥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큰손’ 컬렉터들이 얼마나 움직여주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 대형 갤러리 대표도 “고객 컬렉터들의 반응이 시큰둥한 경우도 있어 낙관은 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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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바젤 홍콩의 ‘인카운터스’ 부문에서 선보일 김홍석 작가의 연작 ‘Solitude of Silences 2017-2019’의 일부. 사진 안천호, 국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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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바젤 홍콩의 지난해 본 행사장의 여러 모습들. ⓒ아트바젤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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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갤러리들은 한국 작가 작품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더 확대되기를 고대한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 개최, 다국적 갤러리·경매사들의 한국 진출 등 한국 미술시장에 관심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해외 갤러리의 한국 작가 전속 계약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페이스갤러리는 추상 1세대인 고 유영국 작가, 리만머핀 갤러리는 전위예술 선구자인 성능경 작가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성 작가는 현재 백아트갤러리(서울 화동)에서 생애 여섯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갤러리 관계자들은 “한국 미술을 향한 해외 미술계의 관심이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아트바젤 홍콩에서 더 주목받고 또 작품 거래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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