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20년째 소통불가인 부부 "부부싸움도 안해…얼굴만 봐도 숨 막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MBC 제공


20년째 소통 불가로 제대로 된 부부 싸움조차 한 적 없다는 '철벽 부부'의 사연이 공개된다. 아내는 남편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힌다고 털어놔 충격을 준다.

20일 방송되는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아 각방 생활을 하고 있다는 철벽 부부가 등장한다.

부부는 과거 아내의 적극적인 구애로 첫 만남 일주일 만에 동거를 시작해 이후 일사천리로 결혼에 골인했다. 그러나 뜨거웠던 시절도 잠시, 이제 아내는 남편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숨이 턱턱 막힌다고 말한다.

이어 부부의 일상이 공개되자 MC들은 "왜 싸움이 안 되는지 알겠다", "스님들 같다"며 기겁했다. 남편은 묵언 수행을 연상케 할 정도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남편은 거실, 아내는 안방에서 철저히 각방 생활을 해온 두 사람의 거리는 더 멀어 보였다.

철벽 부부의 소통 문제는 그들이 처한 경제적 상황에 있었는데, 부부는 오래전 생긴 빚을 갚느라 매달 부족한 돈을 지인에게 빌려 가며 생활하고 있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빚 독촉 전화를 받은 아내는 남편에게 "월급 언제 들어와?"라며 닦달하기 급급했다.

직장에서 정신없이 일하다 전화를 받은 남편은 "월급이 언제 나오는지 장담 못 한다"며 애매한 대답만 늘어놨고, 이에 아내는 남편에게 직설적인 원망을 쏟아내며 서로의 상처만 깊어져갔다.

이어진 속마음 인터뷰에서 남편은 "해결 방법이 없는데 전화를 받으면 너무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를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남편이 돈 문제를 해결 못 할 걸 알면서도 무리하게 몰아붙이는 면이 있다"며 "돈 문제 해결보다 남편에게 전달하고 싶은 다른 메시지가 있는 것 같다"고 짚어냈다. 과연 아내가 남편에게 전하고 싶었던 진짜 속내는 무엇일지 궁금증이 커진다.

그날 저녁, 아내는 남편에게 시댁에 쌓아온 불만을 토로했다. 결혼 당시 두 사람은 시댁의 극심한 반대로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다. 그리고 결혼 20년 차인 지금도 시댁에서는 아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아내는 "폐결핵으로 응급실에 있어도 산소호흡기 떼고 시할머니 장례에 참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시댁에서는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문상은커녕 부조도 안 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자 남편은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다"며 연신 사과하며 아내를 다독였다. 그럼에도 아내 마음속에 이미 쌓여버린 분노는 쉽사리 잦아들지 않았다.

다음날, 시간이 늦었는데도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내에게 남편은 전화 통화로 "얘기 좀 하자"며 사정하지만, 아내는 "미안하다는 말뿐 달라지는 건 없어서 말 안 하고 싶다"며 대화를 거부했다.

남편은 "도대체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야 할까"라며 괴로워하다가 급기야 자기 머리를 연거푸 때리는 이상 행동을 보이는데, 철벽 부부의 사연은 이날 오후 10시 30분 오은영 리포트에서 방송된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