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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하이브 연습생, 데뷔 이후에도 올바른 판단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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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신인개발 총괄하는 신선정 T&D 사업실 실장 인터뷰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 인성 형성에 기여
'빌보드 40 언더(Under) 40'·'2023 빌보드 우먼 인 뮤직'에 잇단 선정
뉴시스

[서울=뉴시스] 신선정 하이브 T&D사업실 실장. 2023.03.20. (사진 =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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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하이브 레이블즈(HYBE LABELS) 소속 아이돌은 실력만 보장되지 않는다. 여태껏 큰 구설에 오르지 않은 것이 증명하듯 인성 역시 검증된 걸로 여겨진다.

하이브 T&D(Training & Development) 사업실의 역할이 주효하다는 평을 듣는 이유다. 하이브 내에서 연습생 트레이닝 시스템을 개발 및 운영해오고 있는데 기본적인 역량 교육은 물론 기후환경, 성인지, 다문화, 자기주도성 등 인문 교양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대만, 호주, 태국, 미국 등에서 연습생들이 몰려드는 만큼 다양한 문화권을 이해하는 교육도 필수적이다.

과거 주로 케이팝(K-POP)의 음지로 지적을 받아왔던 K팝 아이돌 연습생 문화를 양지로 끌어올리는데 하이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차트 성적뿐만 아니라 모범적인 측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비롯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 엔하이픈, 르세라핌, 앤팀(&TEAM) 등이 하이브 T&D실을 거쳤다.

신선정 실장이 이곳을 총괄한다. 신 실장은 꾸준히 성과를 인정받아왔다. GM(제너럴 매니저)이던 작년 미국 빌보드가 음악 산업을 이끄는 40세 미만 젊은 리더를 선정한 '2022 빌보드 40 언더(Under) 40' 리스트에 뽑혔다. 지난달 말엔 빌보드가 음악계 영향력이 있는 여성을 선정한 '2023 빌보드 우먼 인 뮤직(WOMEN IN MUSIC)'의 '멀티 섹터(MULTI SECTOR)' 부문에 포함됐다.

신 실장은 최근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케이팝(K-POP)에 대한 글로벌의 관심이 아티스트 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시스템, 종사자로 확대됐다는 것부터가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K팝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들기도 하고, 앞으로도 더 많은 T&D 사업 종사자분들이 조명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T&D(Training & Development) 사업실은 어떤 조직입니까?

"하이브 T&D사업실은 하이브 산하 멀티 레이블들의 소속 연습생 교육 및 육성을 통합적으로 관장하고 있는 곳입니다. 하이브가 추구하는 멀티 레이블 체제 안에서 각 레이블의 개성에 맞는 특화된 교육 커리큘럼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멀티 레이블 간의 시너지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하이브 재팬에서도 독자적인 T&D 재팬이 있고 하이브 아메리카에도 T&D 기능을 하는 독립 조직이 동일하게 세팅돼 있습니다."

-T&D 사업실은 각 레이블의 특색에 맞춘 연습생 발탁, 교육 등 신인 개발을 통합 관장함으로써 각 레이블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레이블 별로 맞는 연습생 색깔은 각 레이블 대표님과 의논해서 결정하는지 하이브 레이블즈 전체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지 이 두 가지 형태의 의견 교환이 병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캐스팅은 각 레이블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T&D에서는 레이블에서 발탁한 연습생들의 교육을 통합 관장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각 레이블의 오디션 브랜딩, 기획 오디션 진행을 담당하고 있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연습생들이 모이는 만큼 하이브에 대해 '압축된 지구촌'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이렇게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모일 때 생기는 시너지는 무엇이며, 이들이 하이브라는 공동체에 속할 수 있도록 가장 신경써 주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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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선정 하이브 T&D사업실 실장. 2023.03.20. (사진 =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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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국적이 다르기 때문만은 아니고, 다양한 성향을 가진 연습생들이 한데 모이면서 다름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깊이가 커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다문화권에 있는 친구들이 합류하게 될 경우에는 OT를 통해 연습실, 숙소 생활공간에 대해서 미리 보여주거나 주로 준비해야하는 사항들을 자세히 알려주는 편이고, 또 교육프로그램들은 어떤 게 있는지, 기간별 어떤 단계로 성장하게 되는지, 데뷔를 위한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설명해 연습생으로서의 교육 과정과 목표에 대한 이해를 향상 시키는데 가장 신경씁니다."

-기후환경, 성인지, 다문화, 자기주도성 등 인문 교양 프로그램은 어떻게 짜여지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각 파트별로 전문가와 함께 의논을 하는 건가요? 정규 코스가 있는 건지, 아니면 특별 강의식으로 진행하는지요. 한국 역사에 대해 배우는 시간도 있습니까?

"각 주제별 전문가 또는 교육 파트너사와 상의해 교양 프로그램의 기간과 방법을 설계합니다. 각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는데, 올해는 기존 교양 프로그램에서 강의 콘텐츠를 추가 기획해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면, 정규 교육을 받기도 힘든데 그런 부분을 보충해주는 시스템도 혹시 갖고 있나요?

"정규 교육을 회사에서 직접 보강해주고 있진 않습니다. 다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확보 될 수 있도록 트레이닝 스케줄을 조정해 주거나, 해외에서 오는 연습생들의 경우 학업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는 등 정규 교육을 이수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최대한의 편의 사항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전 K팝 아이돌은 사건, 사고도 많이 일으켰는데 요즘은 많이 줄었죠. 특히 하이브의 아티스트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어요. 신 실장님 공이 클 텐데요. 실장님이 보시기에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T&D실에서는 연습생 교육 시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곤 합니다. 연습생 중에는 책임이라는 무게를 알기에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직접 경험하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과를 리뷰하는 시간을 T&D 직원분들과 많이 가지고 있어요. 대화를 나누다 보면 연습생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고, 교육이나 대화를 통해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직업인으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감을 계속 알려주다 보니, 아티스트로 데뷔한 이후에도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목표로 하고 계신 '자율과 책임의 자연스러운 내재화'가 잘 이뤄지고 있지만 그걸 연습생에게 녹여내시기까지 과정은 절대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이를 위해 연습생과 소통에서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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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생과의 대화 과정 속에서 늘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그것을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지금 할 수 있는 건 어떤 건지?' 등의 질문을 자주 던지고, 스스로 그 답을 찾아 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예전엔 아티스트라면 어느 정도 돌발행동이나 광기는 용인해주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대는 많이 바뀌었고 아티스트의 영향력이 더 커졌기 때문에 도덕적인 요구 사항 등도 많아졌습니다. 이런 흐름에 대해 실장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어린 나이에 데뷔하는 아티스트들이 바로 높은 도덕 수준을 갖추는 것은 쉽지 많은 않은 과정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티스트는 대중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직업인 만큼,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기대와 책임 수준이 있기에 아티스트 스스로가 이 부분을 잘 알고 행동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맞물려야겠죠. 이런 교육이 음악가들에게 왜 필요한가요?

"아티스트는 무대에서 가장 멋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어떻게 소화하고 표현할지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그 원천 에너지가 되는 음악에 대한 나만의 정의가 있다면 앞으로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들 앞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뿌리가 튼튼하면 바람이 많이 불어도 잘 이겨낼수 있으니까요."

-실력뿐만 아니라 동시에 인성까지 다 갖춰야 하다보니 이런 교육 과정에서 연습생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스트레스를 관리해주는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는 먼저 어떤 상황에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지 스스로가 이해할수 있도록 성향, 기질검사를 하고 있고, 필요시 전문상담사와 상담할수 있도록 시스템화 돼 있습니다. 또 필요 시 T&D 담당자와 장기간의 휴식에 대해서도 상의할 수 있습니다."

-최근 방시혁 하이브 의장님이 K팝 컴퍼니는 예전과 달리 아티스트의 자율성을 침범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하셨는데요. 그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하이브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회사에서는 기대사항을 전달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이 기대사항에 도달하기 위한 아티스트들의 선택을 존중하려는 노력을 많이 합니다. 창작물의 자율성은 물론이고 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경험과 사례를 통한 조언은 아끼지 않지만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지를 듣고 서로 논의하는 노력을 많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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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선정 하이브 T&D사업실 실장. 2023.03.20. (사진 =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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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방 의장님이 방탄소년단 멤버들에게 형, 멘토로 불리는 것처럼 레이블별로 독립성이 강해 다른 레이블 아티스트에게도 각자 멘토, 형, 대표가 있다고 하셨는데요. 이런 편안한 분위기도 하이브 레이블즈 색깔을 만드는 거 같습니다. 이런 레이블들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실장님을 아티스트들은 어떻게 대하나요?

"멀티 레이블 업무로 변하면서 각 레이블에 대한 아티스트의 신뢰를 높이고, 필요한 조언을 하는 역할로 모든 T&D분들이 업무하고 있고 저 또한 동일합니다."

-실장님이 맡으신 업무는 많은 이들이 감당하고 있는 건 아닌 만큼 특별해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이 업무를 맡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소양이 있는지요? 실장님은 어떤 공부를 하셨으며 평소 이 일을 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계신지요? 또 실장님은 어떤 음악들을 듣고 자라셨고 지금은 어떤 음악들을 좋아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기반으로 안무, 보컬, 비주얼, 소양교육 등 다양한 정보를 입체적으로 해석하고 솔루션을 만들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T&D 업무는 결국 회사와 연습생, 연습생의 다양한 능력치에서 끌어올려야 하는 부분과 보완해야하는 부분을 기획하고 운영할 줄 알아야 합니다. 물론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끈기와 도전도 중요한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특별한 공부를 했다기보다는 산업군에 대해서 이해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많이했었고 현재는 청소년, 세대에 대한 공부나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전문적 성장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굳이 성별을 구분하는 건 자칫 촌스러운 일일 수 있지만 최근 K팝 업계에 여성리더들이 많아진 건 부인할 수 없을 거 같아요. 실장님 같은 분도 계시고요. 빌보드가 여성 리더들만 모아서 조명하는 것도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여성 리더의 역할이 중요해져서 일 거라고 보는데요. 실장님을 롤모델로 여길 이들이 점차 많아질 텐데 그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이번 빌보드 '우먼 인 뮤직 리스트'엔 신 실장 외에 '뉴진스'를 제작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비롯 하이브 아메리카 산하 법인 'SB프로젝트'의 여성 대표 3인 앨리슨 케이(ALLISON KAYE), 제니퍼 젠 맥다니엘(JENNIFER 'JEN' MCDANIELS), 줄스 페리(JULES FERREE) 및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빅머신레이블그룹의 앨리슨 존스(ALLISON JONES) 부대표, 최근 인수한 QC 미디어 홀딩스의 시몬 미쉘(SIMONE MITCHELL) 대표 등 하이브의 여성리더들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하이브 내에도 우수한 여성리더분들이 많이 계시고 저 또한 근래 여성리더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시기였습니다. 빌보드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도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일해준 동료분들이 있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K팝은 더 멀리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함께할 재능있는 분들이 많이 필요한데요. 조언보다는 저보다 더 멋진 일을 해낼 많은 분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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