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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기시감 범벅…이지아 주연 ‘판도라’, 3회만에 3%대로 [SW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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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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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기시감이 긴장감마저 앗아간다. 김순옥 사단, 이지아 주연 드라마 ‘판도라’가 좀처럼 기세를 펴지 못하고 있다.

tvN 새 드라마 ‘판도라 : 조작된 낙원’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인생을 사는 여성이 잃어버렸던 과거의 기억을 회복하면서 자신의 운명을 멋대로 조작한 세력을 응징하기 위해 펼치는 복수극이다. 지난 11일을 시작으로 주말 밤 9시 10분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이름만으로도 벌써 떨리는 스타 작가 김순옥과 그의 제자 현지민의 작품이다. ‘판도라’는 ‘펜트하우스’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작품이다. 현지민 작가는 ‘김순옥 사단’의 일원으로 ‘판도라’로 첫 메인 작가에 이름을 올렸다.

높은 기대감과 달리, ‘판도라’ 첫 방송 이후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라는 시청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자극적 요소를 모두 한 그릇에 모아 섞은 듯 정신없게 느껴졌다. ‘펜트하우스’가 그랬던 것처럼 극적 허용이 판을 친다. 불륜, 양다리, 살인청부와 차량 폭파, 납치와 린치 등 온갖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소재들이 창궐한다. 이러한 소재도, 출연 배우들도 자연스럽게 ‘펜트하우스’가 떠오른다.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고 복수를 다짐하는 이지아의 얼굴마저도 기시감이 든다.

오영의 과거는 복수를 위해 조직원이 되고, 살아남기 위해 남자들과 혈투를 벌이는 넷플릭스 ‘마이네임’의 한소희가 떠오른다. 초반 방송분만 보면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배우들이 없다. 반짝이는 겉모습, 그 속에 숨겨진 비밀들. 서서히 드러나는 욕망과 배신 그리고 갈등까지 이제 시청자에겐 익숙해진 전개다. 익숙함이 편안함을 가져올 수 있지만, 장르적 특성상 뻔해 보일 수 있다는 위험요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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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최영훈 감독은 “복합장르를 넘어서서 복잡 장르까지 간다. 보다 보면 ‘이 드라마 무슨 드라마야?’ 할 수 있을 정도로 볼거리가 많다”고 예고했다. 감독의 말처럼 복합을 넘어 복잡하다. 마치 재생 속도를 조절한 것처럼 빠른 전개가 이어진다. 시청자에게 고민의 여지를 주지 않고 상황이 넘어간다. 궁금증을 자극하기보단 불친절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대체 무슨 드라마인가’라는 감상평밖엔 남길 수가 없다.

이조차 제작진이 의도한 바라면 예상 적중이다. 그러나 4.9%로 출발해 2회 소폭의 상승을 보였던 시청률은 18일 방송된 3회 3%대로 미끄러졌다. 흥행을 이어온 tvN 금토드라마 라인, 특히 전작 ‘일타 스캔들’의 최종회 시청률 17%의 절반도 지키지 못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순옥 사단에 거는 기대는 있다. 방송에 앞서 ‘빠른 속도감과 예측불허 전개’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슷한 복수극이라 생각되지 않도록 다양한 이야기들로 변주를 주려고도 노력했다”는 김순옥, 현지민 작가의 자신감도 있었다.

15년 전 킬러로 길러진 기억을 찾은 홍태라(이지아). 좋은 남편이자 아빠, 사업가에서 숨겨둔 욕망을 드러낼 표재현(이상윤)의 두 얼굴도 반전 요소다. 홍태라가 오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고해수(장희진)과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검은 그림자들까지, 과연 앞으로의 전개는 식상함을 뛰어넘고 시청자를 돌려놓을 수 있을까. ‘판도라’의 변주에 기대를 남겨본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tvN 제공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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