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법은 피해자 편 아냐” 정명석 생일에 ‘나는 신이다’ PD가 남긴 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찰서장 출신 변호사, 정명석 경찰 체력단련실로 빼돌린 일도”

조선일보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 신이 버린 사람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이비 종교의 실태를 고발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의 조성현 PD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의 생일에 “작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소회를 밝혔다.

조씨는 지난 16일 JMS 탈퇴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 ‘316을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날은 정명석의 생일로 JMS에서는 ‘316 휴거기념일’로 부르며 매년 성대하게 행사를 치러왔다.

조씨는 “작년 3월 16일 정명석 생일날 메이플과 함께 기자회견장으로 가던 순간이 여전히 눈앞에 선하다”고 했다. 그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아침부터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던 메이플에게 기자회견을 취소하자고 했다”며 “메이플은 ‘하나님도 저를 막을 수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큰 충격이었고 존경의 마음이 들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조씨는 “그리고 1년이 지난 오늘, 작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사탄의 몸통이라 불리던 김도형 교수는 갑자기 의인으로 둔갑했고, 2인자 정조은씨는 정명석의 범죄사실을 인정해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저는 상상도 못했던 결말”이라고 했다. 13일 JMS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 JMS 2인자로 알려진 정조은(본명 김지선)씨는 “3년 6개월을 선생님께 눈물로 호소했다”며 성폭행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제가 사이비 종교를 취재하며 절실히 느낀 게 있다”며 “법은 절대 피해자들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이었으면 종신형을 선고받았을 정명석에게 징역 10년형을 선고한 것도, 아가동산 사망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도 다름 아닌 대한민국 법원”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사람은 변호인의 법적 조력을 받을 권리가 존재한다”면서도 “법무법인 광장이 정명석을 꼭 변호해야만 했을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의 변호사들이 과거부터 이번 상영금지가처분 건까지 아가동산 김기순을 변호해야만 했을지 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조선일보

아가동산을 설립한 교주 김기순.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씨는 “그저 돈은 정치적 지향성도, 인권에 대한 감수성도 사라질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걸 느낄 뿐”이라며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경찰서장 출신의 변호사가 촬영팀 위치를 파악해 정명석을 경찰 체력단련실로 빼돌려 카메라로부터 피하게 만든 일도 있었다”고 했다.

조씨는 “316은 이제 더 이상 성자승천일이 아니다. 법조차도 지켜주지 않은 여러분을 여러분 스스로 구해낸 날”이라며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나는 신이다’는 스스로 신이라고 칭하는 4명의 인물을 다룬 8부작 다큐멘터리다. 지난 3일 공개 이후 다큐멘터리 최초로 넷플릭스 국내 인기 콘텐츠 1위에 오르는 등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정명석의 변호사들은 잇따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 13일 변호인 6명 전원이 사임하겠다며 법원에 지정 철회서를 냈다. 다른 변호사들도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가동산 측은 자신들에 관한 방송을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첫 심문은 오는 24일 열린다.

[이가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