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일본 방문 첫날인 16일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이 한국 측에 ‘위안부’합의 이행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서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는 한·일 간 현안에 대해서도 잘 대처해 나가자는 취지를 밝혔다”며 “위안부 문제도 한·일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보도가 확산하자 국내에서는 ‘일본이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 불법성·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기는 커녕 ‘위안부’합의 이행 요청까지 요청했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왔다.
12·28 합의는 2018년 문재인정부 시절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하에 외부인사가 주도하는 재검토 TF를 가동한 결과 소녀상 이전 등 비공개 이면합의가 있었고 피해자 합의가 부족해 인권문제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한·일 공식 합의였다는 점은 사실인 만큼 재협상 요구는 하지 않고, 사실상 백지화시키는 방편으로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했다.
17일, 비판이 이틀째 확산하는 가운데 외교부에서도 정부가 2015년 12·28합의를 유효하게 보며, 후속 조치를 이행하는 수순이 있을 거라고 알려졌다.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위안부’합의가 사실상 부활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오후 대통령실과 정부는 일본 보도 이틀만에 관련 사실을 공식 부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어제(16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든, 독도 문제든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논의된 바 없다”며 “주된 논의 주제는 강제징용 문제를 비롯해 미래지향적으로 한·일 관계를 발전시킬 방안에 대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 “기시다 총리가 독도 영유권 문제를 언급했다는 보도 역시, 독도는 이번 회담에서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로, 우리 영토 주관에 대한 일측의 어떠한 부당한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정부 공식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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