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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손자 "나도 마약범에 성범죄자…그런데 아무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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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입니다. 가족과 주변인들의 범죄 행각을 밝힙니다. 저도 범죄자이고 처벌받겠습니다.”

중앙일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는 지난 14일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가족과 지인들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전우원씨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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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가 지난 14일(현지시간 13일)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가족과 지인들을 향해 ‘폭로전’을 벌이며 파문이 일고 있다. 전씨는 현재 미국 뉴욕에 거주 중이다.

전씨는 14일 오후 9시쯤 올린 첫 영상에서 “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차남) 전재용씨 아들”이라며 “현재 뉴욕 한영회계법인 파르테논 전략컨설팅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이후 사직을 밝힘)”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아버지 전재용씨를 언급하며 “미국 시민권을 따기 위해 한국에서 서류 조작을 하고 있다”며 “법의 감시망에서 도망가기 위해 목사라는 사기 행각을 벌인다. (아버지가) 악마 짓을 못하도록 도와달라”고 주장했다. 전재용씨는 목사가 되기 위해 백석대 신학과에 재학 중이다.


전씨는 1분 내외의 영상 14개와 약 300장에 달하는 사진을 잇따라 올리며 “제 가족들과 지인들의 범죄 사기 행각을 밝힌다”고 주장했다. 자료는 가족·지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주를 이뤘다. 자신의 신분증, 등본, 가족관계증명서, 전 전 대통령 자녀·손자들의 상속포기 인증서 등도 포함됐다. 전씨는 15일 오후 5시에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유튜브 라이브, 트위터 등을 통해 실시간 중계를 했다. 14일 오전 2시 800명대였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며 이날 5시 기준 약 4만명으로 증가했다.

전씨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저는 제 죄를 모르고 살았다”며 “교회에서 그리고 하나님을 통해 정의가 무엇인지 배웠고 저를 포함해 제 주변 지인들은 정의가 아닌 악마라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전씨는 이후에도 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가족들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할아버지가 학살자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에 있는 스크린 골프장 영상을 공개하며 골프채를 휘두르는 인물이 “(할머니인) 이순자 여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작은 아버지인 전재만씨를 가리키면서는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와이너리는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데, 검은 돈의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오후 이어진 라이브 방송에서 “(20년 전쯤) 연희동 할아버지 침실 옆에 한화 현금봉투가 가득 든 가방들이 나열돼 있었다”며 “제가 중학생일 때 (할아버지가) 현금뭉치를 꺼내 배드민턴 선수들에게 준 기억이 있다”고도 회상했다.

주변 지인들의 범죄 의혹도 주장했다. 전씨는 미국 유학생 커뮤니티와 KFS(한인금융인협회) 등 한인사회에서 만난 것으로 보이는 지인들의 이름·얼굴·학교·직장 정보 등을 공개하며 “A는 코카인과 LSD를 사용한 마약범” “B는 폭행범인데 부모의 자본으로 무죄를 받았다” “C는 대입시험 사기꾼” “D는 성범죄자” “E는 마약범이고 여자친구가 있는데 바람을 핀다. 여자친구 가족은 나경원씨와 연관돼있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전씨는 중앙일보에 “나도 범죄자”라며 “제가 마약범이고 성범죄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는데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증거는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또 정신과 입·퇴원 확인서로 보이는 서류를 공개하며 “2022년 1월부터 우울증이랑 ADHD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다. 우울증이 심해져 작년 말엔 극단적 선택 시도를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정상이다. 가족들이 나의 정신과 치료 기록을 이용해 미친X 프레임을 씌울까봐 이 서류를 공개한다”고 말했다. 서류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23일까지 뉴욕 엘므허스트 종합병원에 입원해있었다. 서류에는 “안정적인 사회 복귀가 가능한 상태(stable for discharged to the community)”임이 적혀있었다.

부친 전재용씨는 이날 중앙일보에 “아들이 오랫동안 많이 아팠다”며 “아들이 괜찮다는 말만 믿은 나의 잘못이다. 피해를 입은 분들께 면목이 없고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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