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철거 협상 중 기습 철거
日, 총장에 지속적으로 철거 압박
독일 카셀대학교 평화의 소녀상 [정의기억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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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독일 카셀 주립대학에 총학생회 주도로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지 8개월 만에 기습 철거됐다. 일본의 압력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재독시민사회단체 코리아협의회에 따르면 카셀대 총장 측은 이날 오전 이 대학 총학생회가 지난해 7월 세운 소녀상을 기습적으로 철거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총장 측과 이를 반대하는 총학생회 측이 대치 중이었고, 관련 협상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기습 철거에 나섰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기습 철거의 배후에는 일본 측의 지속적인 철거 압박이 있었다고 전했다. 코리아협의회는 이와 관련 내주 카셀대에서 대규모 규탄집회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카셀대 총장측은 지난해 9월부터 총학생회 측에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통보했다. 지난해 9월 소녀상 후원자 명판을 전달하기 위해 카셀을 찾았다가 이같은 상황을 파악한 정의기억연대는 당시 총장의 철거 통보 배경에 일본 정부의 지속적 철거 요구가 있었다고 전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카셀대에 소녀상이 세워지자 꾸준히 총장에게 철거를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카셀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7월 총학생회 본관 앞 신축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을 영구설치했다. 독일 대학 캠퍼스 내에는 첫 설치 사례다. 총학생회는 이를 위해 부지 사용에 대해 대학 측의 허가를 받았고, 학생 의회에서 소녀상 영구존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학생들의 뜻에 감동한 소녀상 조각가 부부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이들에게 영구대여 형태로 평화의 소녀상을 기증하기도 했다.
카셀대 총학생회가 소녀상을 세우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은 지난해 초다. 베를린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 코리아협의회에 연락해왔다.
토비아스 슈누어 당시 카셀대 총학생회장은 베를린 소녀상을 철거하려고 시도한 일본정부의 태도가 소녀상을 세우는 계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위안부 동원을 자인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부정하는 일본의 태도에 대해 “항상 자국의 역사에 대해 비판적으로 인식한다면 역사적 과오를 반복하지 않고, 이로 인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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