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3년만에 수요시위 참석 “숨 쉰다고도 공격, 아프고 힘들었다”

윤미향 의원과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만나 포옹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인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후원금 횡령 의혹 이후 약 3년 만에 수요시위에 참석했다. 윤미향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후 잠행해왔으나 최근 1심에서 일부 유죄 판결이 나오자 공개 활동을 시작했다.

윤미향 의원은 8일 정의연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주최한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지난 3년 동안 너무 아프고 힘들었다”고 했다.

윤미향 의원은 “동료가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 자신을 보면서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 운동과 활동가들을 지키기 위해서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며 “숨을 쉬면 숨을 쉰다고 공격하는 그 목소리에 숨 쉬는 것조차 불편했다. 반성한다”고 했다.

윤미향 의원은 “우리 선조들은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앞에서 쓰러지고 죽어가고 피 흘려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입 닫지 않았다. 또 태극기를 들었다”며 자신의 잠행을 재차 반성했다.

윤미향 의원은 또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가 발표된) 2015년 12월 28일을 기억한다. 추운 겨울날 할머니들이 담요를 쓰고 이 거리에 앉아 요구한 건 돈이 아니라 사죄와 배상”이라며 “정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때 세워질 수 있다. 그게 바로 피해자 중심주의”라고 강조했다.

윤미향 의원은 정의연 이사장으로 활동하던 2020년 3월 25일 이후 수요시위에 불참해왔다.

윤미향 의원은 정의연 기부금 1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는데 법원은 지난달 10일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주요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김명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