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위례 등 2기 신도시 집값 추락
단물 빠진 GTX·규제 완화 효과는 서울만
2기 신도시가 '낀 도시'의 설움을 체감하고 있다. 사실상 '1기 신도시 특별법'이 발표되자 1기 신도시 집값의 내림세가 완만해지고 있다.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운 3기 신도시 공공 사전청약은 분양시장 악화에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경기 광교·동탄 등 2기 신도시 집값은 여전히 가파르게 하락 중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수년 전 발표된 소식 말고는 뚜렷한 호재가 없다. 대출 규제 완화 등 정책 효과도 서울에 집중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 자료=부동산R114, 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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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신도시만 울상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2기 신도시(동탄·김포한강·판교·파주운정·광교·위례)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6%로 5주 연속 하락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보합세를 보였는데, 매주 낙폭을 키우며 최근에는 작년 12월16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동탄신도시가 속한 경기 화성시는 올해 누적 변동률이 –7.69%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하남(위례)과 수원 영통(광교)도 각각 –6.98%, -6.9% 하락하는 등 전국 하위 5위권에 든다.
실거래가는 수억원씩 추락했다. 화성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2차 전용 74㎡는 지난 16일 이전 최고가보다 2억8000만원 하락한 5억4000만원(16층)에 거래됐다. 김포 마산동 한강신도시반도유보라 3차 전용 59㎡도 지난 4일 고점 대비 1억9000만원 하락한 3억5000만원(5층)에 거래됐다.
반면 1기 신도시(일산·중동·분당·평촌·산본)는 조금씩 훈풍이 불고 있다. 17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5%로 전주(-0.08%)에 비해 낙폭을 줄였다. 하락을 반복하던 일산은 한달 만에 보합으로 돌아왔고, 분당(-0.03%)과 산본(-0.03%)도 하락세가 안정되는 모습이다.
공급이 한창인 3기 신도시는 윤석열 정부 첫 공공분양에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 17일 마감한 공공분양 '뉴홈' 사전청약 결과 일반공급 평균 경쟁률이 28.3대 1에 이르렀다. 3기 신도시인 고양창릉 일반공급에선 82.4대 1의 최고 경쟁률이 나오기도 했다. ▷관련 기사:뉴홈 사전청약, 고양창릉에 2만명 몰렸다…최고 82.4대 1(2월20일)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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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약발 끝났고, 수요는 서울로
1기 신도시 부동산시장이 개선된 건 최근 '1기 신도시 특별법'의 초안이 나오면서다. 정부는 지난 7일 1기 신도시를 비롯해 조성된 지 20년이 경과한 택지를 개발하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내용을 발표했다.
지금까진 기대감에 그쳤던 재건축사업이 특별법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화하면서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선도지구를 지정하고 해당 지구에 재건축을 우선 추진하기로 하면서 '첫 번째 타자'를 찾는 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특별법 발표로 사업 물꼬가 트인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하락세가 둔화했다"며 "분당, 일산 일부 단지에 문의가 늘면서 가격 하락이 주춤해졌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흥행한 건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운 '공공분양' 덕이었다. 고금리, 고분양가로 분양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공공분양은 시세보다 저렴하고, 사전청약이라 당장 대금을 마련할 필요도 없다.
반면 2기 신도시는 수년 전 GTX 노선이 발표된 이후 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 형편이다. 정부가 GTX 개통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지만, 가장 빠른 노선인 GTX-A도 핵심 정차역인 삼성역을 정차하지 않는 '부분 개통'으로 추진 중이다.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정책도 힘을 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3월부터 다주택자에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30%까지 허용할 계획이다. 지역 부동산에선 오히려 서울 투자 수요만 강화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2기 신도시는 GTX 발표 직후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있다"며 "서울도 초급매물이 아니면 잘 소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 지역에 매수세가 붙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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