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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초고령화는 기회 … 韓日 실버케어 투자 확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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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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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더라도 메디트와 합병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두 기업은 투자에 참여한 펀드출자자(LP) 구성이 달라 합병이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손잡고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를 추진 중인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는 9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개매수의 최우선 목표는 회사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 인수 후 구강 스캐너 업체 메디트를 합병해 나스닥 상장까지 노릴 것이란 투자은행(IB) 업계 일각의 관측을 일축한 것이다.

다만 그는 "메디트는 미국과 유럽에 판매 채널망이 탄탄하게 구축돼 있는 반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중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는 등 서로 강점을 가진 시장이 겹치지 않아 중장기적으로 양사 간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와 UCK는 특수목적법인(SPC)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유통 지분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사모투자펀드(PEF)가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공개매수에 나선 것은 드문 사례다.

특히 최대주주가 보유한 경영권 지분뿐 아니라 소액주주 지분까지 같은 가격에 매수해 지분율을 높이는 공개매수 방식을 사용한 건 2004년 씨티은행이 한미은행 인수 당시 처음 선보인 이후 20년 만이다.

현재 의무공개매수 도입이 논의되는 과정이지만 입법화가 되기도 전에 인수 비용 부담 증가를 감수하면서 먼저 이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최대주주 변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가 변동 등의 위험이 일반 주주에게만 그대로 전가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해 모두에게 동등한 투자 회수 기회를 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는 앞서 일본과 중국에서 여러 차례 공개매수를 통해 M&A에 성공한 경험을 살려 이번 거래를 성사시키겠다는 복안이다.

MBK파트너스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진행한 9번의 기업 M&A 중 절반이 훨씬 넘는 6번을 공개매수를 통해 진행했다.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USJ), 인보이스, 아코디아넥스트골프(옛 아코디아골프), 다사키, 구로다그룹, 쓰쿠이 등이다. 그중 특히 주얼리 브랜드 다사키 M&A는 회사가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고 있던 와중에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한 사례다. 이는 오스템임플란트가 KCGI 펀드와 갈등을 빚던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중국에서도 이하이카서비스(eHi), 선저우주처 등 두 기업의 공개매수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가 성공할 경우 공개매수를 통한 9번째 M&A로 기록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몸값이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메디트에 이어 오스템임플란트에 이르기까지 덴탈케어 등 고령화사회의 대표적 수혜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실버케어 부문에 대한 투자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2021년 노인 대상 요양 서비스 기업인 쓰쿠이에 투자한 MBK파트너스는 최근 관련 업종 기업인 유니매트실버타운까지 인수하고 나서 관심을 모았다.

김 대표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25년까지 65세 이상 고령자가 1000만명을 돌파해 전체 인구 비율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며 "노인 산업 성장성이 높다고 보고 관련 투자를 점차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덴탈케어는 고령화사회의 대표적 수혜 산업"이라며 "다른 의료 분야보다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돼 3D 구강 스캐너와 디지털 임플란트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대표 법무법인 김앤장의 M&A 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다 MBK파트너스 설립 초기인 2005년 합류했다. 김병주 회장, 윤종하 부회장 등과 호흡을 맞추며 홈플러스, 롯데카드 등 굵직한 경영권 인수 거래에 관여해왔다.

[강두순 / 조윤희 기자 / 사진/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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