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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고작 두 시즌 자격 상실? 발타자르 ‘노쇼’ 쇼크에도 KBL은 ‘물주먹’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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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쇼’에 대한 제재는 두 시즌 자격 상실이었다.

KBL은 9일 오전 재정위원회를 개최, ‘노쇼’ 사태를 벌인 저스틴 발타자르의 계약 위반 관련 건을 심의했다. 오랜 시간 논의한 끝에 두 시즌 자격 상실이란 답이 나왔다.

물음표 가득한 제재 수위다. 두 시즌 자격 상실은 과거 치나누 오누아쿠가 정해진 기간 내 원주 DB에 합류하지 않으며 받은 제재와 같다. 발타자르와 오누아쿠는 분명 비슷한 상황이다. 계약 이후 입국하지 않았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재정위원회는 비자 발급을 위해 노력했으나 중국의 설 연휴로 인해 늦어졌다는 발타자르 측 입장, 그리고 오누아쿠의 사례를 들어 같은 제재를 내렸다.

매일경제

KBL은 9일 오전 재정위원회를 개최, ‘노쇼’ 사태를 벌인 저스틴 발타자르의 계약 위반 관련 건을 심의했다. 오랜 시간 논의한 끝에 두 시즌 자격 상실이란 답이 나왔다. 사진=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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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른 점이 더 많다. 먼저 오누아쿠의 경우 구단 차원에서 먼저 계약을 끊었다. 원주 DB는 시즌을 앞둔 시점에서 코로나19 격리 기간까지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오누아쿠를 대체할 외국선수를 하루라도 빨리 영입해야 했다. 대체 외국선수였던 타이릭 존스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KBL과 합의, 외국선수 교체권도 소진하지 않았다. 또 영구 자격 상실 제재를 받은 다 터커, 더스틴 호그와 같이 일방적인 계약 파기나 이중계약이 아니었기에 두 시즌 자격 상실 제재에 대한 명분이 분명했다.

발타자르는 다르다. 서울 삼성은 선수 등록 기간 마감 시한까지 기다렸다. 구단에서 먼저 계약을 파기한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노쇼’다. 발타자르가 비자 발급을 제대로 신청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삼성에서 비자 발급 관련 접수증을 요구한 그 순간부터 연락이 끊겼고 이후 대사관에서 확인한 결과 어떤 절차도 밟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에 올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삼성 관계자는 “재정위원회에서 발타자르 측은 비자 발급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신청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와의 대화에선 비자 발급을 신청했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한 내용이 있다. 대사관에서 비자 발급 과정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이미 꺼내는 말부터 다른 상황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말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었던 문제 아닌가. 그런 의사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구단에선 최선을 다했다. 비자 발급 관련 접수증만 보냈어도 모든 방법을 동원했을 것이다. 연락이 끊긴 후 구단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고 덧붙였다.

발타자르와 같은 ‘노쇼’ 사태는 언제든지 악용될 수 있는 사례다. 이중계약, 그리고 일방적인 계약 파기 등 과거 외국선수 관련 영구 자격 상실로 이어진 문제들로 확대될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러나 KBL과 재정위원회의 판단은 두 시즌 자격 상실이었다. ‘물주먹’을 날린 것과 다름없다. 어떤 기준을 두고 이러한 제재를 내렸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농구계 관계자들은 KBL이 이번 발타자르 ‘노쇼’ 사태를 통해 필리핀과의 관계 악화, 그리고 국제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음을 우려, 이와 같은 제재를 내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잘못은 필리핀 선수가 했는데 눈치는 KBL이 본다는 뜻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삼성 관계자는 “재정위원회 결과에 대해선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다만 제재 수위는 조금 납득하기 어렵다. 구단이 받은 피해는 막심한데 그에 따른 조치는 조금 약하지 않나 생각한다. ‘노쇼’다. 그런데 두 시즌 자격 상실이라면…”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KBL에 발타자르가 어떤 사유로 제재를 받았는지와 함께 상호 협력을 위한 신중한 대처를 해달라는 내용을 필리핀에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필리핀 쿼터 관련 ‘노쇼’ 사태에 대한 제재 기준은 이번 재정위원회를 통해 확실히 정해졌다. 계약을 마치고 팀에 합류하지 않더라도 두 시즌 이상의 제재를 가할 수 없게 됐다. 이를 악용, 추가 피해가 발생해도 두 시즌 이상의 제재는 어렵다. 이래서 선례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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