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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단독] 이준석 “당대표 누가되든 4월 용산 보선 지면 내년 총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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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이준석 매경 단독 인터뷰 ②
천하람 단숨에 3·4위 비결은 ‘선명성’
유승민 전대 나왔으면 기꺼이 도왔을것
안철수 변화 속도 느려…선명성 있어야


매일경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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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선거 돕는 것은 그만하려고 했는데 또 이렇게 됐다.”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4인의 ‘언더독’ 사단을 이끌고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뛰어든 이준석 전 대표. 그가 지난 8일 매일경제신문 충무로 사옥에서 자신의 새 저서 ‘거부할 수 없는 미래’ 출간을 기념해 진행한 1시간 30분 간의 인터뷰에서 꺼낸 첫 말이었다. 작년 6월 자신의 당대표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제대로 자기 정치해보겠다”라고 선언했지만 또다시 선거판에 선수가 아닌 감독이 된 운명에 대한 자조다.

그는 “유승민 전 의원이 나왔으면 도왔을 것”이라고 말했고, 친윤 그룹의 집중 견제를 받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지금부터라도 선명성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당대표가 누가 되든 4월에 발생 가능성이 큰 용산구청 보궐선거가 내년 수도권 총선 민심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준석 키즈’ 천하람 당대표 후보 지지율이 3~4위 나오더라.

▷제가 2021년 전대 나왔을 때 13%로 시작했다. 1주일마다 10%포인트씩 올라 막판 60%까지 나왔다. 비결은 선명성이다. 보수정당 기본 원칙은 ‘당내 선거에서 서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것은 사실 젊은 사람들이 당하는 ‘가스라이팅’이다. 당내 선거인데 왜 치열하게 노선 놓고 안 싸우나.

- 김기현 캠프에 아이디어맨들 많다는데.

▷이준석이 대선 뛰고 전대 뛰는 거 본 젊은 사람들은 그거 (머리에서) 못 지운다. 김 의원은 젊은이들한테 인기가 없으니 여자를 민방위에 보낸다는 정책 내놨더라. 젠더 관련 뭘 해야겠는데 깊은 고민은 어렵고 군대 보내면 반발 세니까 타협하자 해서 이도 저도 아닌 게 나왔다. 그런데 여자들이 민방위 간다고 (남자들이) 공정하게 느끼는 건 아니다. 논리적으로 어떤 층의 표를 겨냥하고 가설 세워 검증하고 그런 고민했어야 하는 데 그게 안 된다.

- 지지율을 보면 천하람 후보가 안철수 후보 표 깎아 먹는 것 같다.

▷어차피 결선이 있어서 상관없다.

-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 포기 안 했더라면 당대표 가능성 있었을까.

▷전 가능하다고 봤다. 유승민 전 의원은 주관이 확고하다. 생각보다 내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는 게 별로 없었다. 유 전 의원에게는 전당대회 경험이 있고 정립된 방식이 있다. 내가 전당대회서 당선된 것처럼 ‘파격’이냐 ‘본인의 체득’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본인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개혁주자 상징성이 있으니까 나오면 도와줄 수 있었다. 천하람도 나도 유 전 의원의 입장 표명을 기다렸다.

- 그럼 유 전 의원은 왜 포기한 건가.

▷자기 생각한 방식대로는 견적이 안 나온 거다. 용단 먼저 내리고 믿고 갔으면 했다. 그런데 그렇게 이준석 식으로 하면 몸이 너무 피곤하다. 소화할 수 있을까. 불신이 있으면 못 한다. 안철수 후보는 1주일 전 시점에서 봤을 때 여러 질문에 답 못할 가능성이 높다. 친윤에 호소하고 싶은데 대통령실에서 ‘No’ 한 거다. 질척거리는 느낌으로 모호한 메시지가 나오면 안 되고 선명한 메시지만 내놓으면 얻는 게 있을 거다.

- 천하람은 절대 포기 안 하나.

▷팁으로 주의사항을 준 게 ‘가스라이팅 당하지 말라’는 거였다. 분명 어떤 정치평론가 나와서 ‘윤핵관’이 말하는 것을 주워 담아 ‘이준석이 당신 활동에 도움이 되겠나’하고 나올 거다. 천 후보도 내가 처음에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은 부족한 인지도를 끌어올려주는 거다. 그 다음은 후보 역할이다.

- 천하람 돌풍이 커지면 이준석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데.

▷여행 유튜버 중에 빠니보틀이라는 사람이 곽튜브(곽준빈)라는 사람을 데리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는데 요즘에는 곽튜브가 오히려 더 뜬다. 천하람이 ‘이준석 아바타’가 아닌 이준석을 뛰어넘는 사람이 되겠다고 하잖나. 저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자세를 좋아한다. 넘어설 수 있느냐는 별개고 넘어서려는 사람을 좋아한다. 내가 천하람의 빠니보틀이 돼도 상관없다.

매일경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이충우 기자]


- 만약 당대표 선거에서 김기현 의원이 이긴다고 가정하면 총선 전망은.

▷대통령실이 하는 말을 보면 총선을 대통령이 책임지고 치른다고 한다. 이준석·안철수는 대선에서 마이너스였고 ‘내가 선거 전문가라 이겼다’ 그렇게 생각한다. 보통은 그걸 들으면 웃고 넘어갈텐데 진짜 총선 뛰어야 할 사람들은 웃기지가 않을 거다. 대선 때 얼마나 리스크 많았나. 불안불안하다. 총선 뛰어야 할 사람 입장에선 더 불안할 거다.

- 안철수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면 총선 전망은.

▷만약에 제가 안철수 의원이었다면 국민의당 창당하고 대권주자로 주가 많이 높았을 때 승부 걸어볼 만 했을 것 같다. 신선함 이런 거 믿고 가야 한다. 이제 안 후보에 대해서는 신선한 것도 기대할 수 없다. 제가 어디 가서 이야기했는데, 2011년부터 안 후보에 대한 기사 나오는 게 매년 ‘이제는 달라졌다’는 건데 내용 보면 의원들과 맥주 한 잔 한 게 전부다. 10년 간 변화 속도가 너무 느린 거 아닌가. 선거 스킬이나 이런 거 제대로 할 수 있을까.

- 안철수 싫다고 하면서도 편들어 주는 모습도 보인다.

▷제 입장에서는 둘 다 마음에 안 든다. 그런데 제가 어제 김 의원이 안 의원에게 햇볕정책으로 공격한 것은 반박을 해줬다. 김 의원도 제가 기억하는 17~18대 의원 때는 나름 소장개혁파였다. 능력도 있었다. 아마 울산시장 선거에서 말도 안 되는 관권선거로 떨어진 후 바뀐 것 같다. 그래도 넘지 않아야 할 금도가 있다. 어떻게 지난 3년 간 김종인·이준석이 탈색시켜온 색깔론을 다시 꺼내나.

- 종북론 공격도 있었다.

▷북한 입장에서도 (종북주의로) 포섭하려면 (안 의원의) 심지가 굳어야 하는데 그렇게 철학이 강한 사람이 아니고 북한 입장에서도 가성비 떨어진다. 말도 안 된다. 이게 중요한 게 안 후보가 지지율 올라가는 거 갖고 다른 거 없으니까 김 의원 캠프 내 전략가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급해서 꺼낸 게 종북론 색깔론이다. 총선 같은 상황에서도 저런 거 꺼낼 거다. 100전 100패다.

- 그럼 총선 승패에 결정적인 변수는 뭘로 보고 있나.

▷전당대회 지도부 누가 되든지, 올해 4월 보궐 선거가 치명적일 수 있다. 내달 되면 아마 박희영 용산구청장 구속된 상태에서 사퇴 여론이 나올 거다. 그러면 총선 1년을 앞두고 보궐선거가 일어날텐데 (대통령실이 위치해) 상징적인 용산에서 여당이 지게 되면 다른 데는 해볼 필요가 있냐는 패닉이 온다. 1년 앞두고 보궐선거에서 진다면 리스크가 크다. 당대표도 바로 위기다. 그게 싫으면 무공천 선언을 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피해갈 민심이 아니다.

- 총선을 대통령 얼굴로 치른다고 했다. 설마 대응책 없겠나.

▷대통령실은 스타플레이어 한동훈 시나리오를 꺼낼 것 같다. 그러나 그때 나오면 황교안 전 대표와 같은 신세가 될 거다. 황교안도 보수 진영서 좋아했는데 질 것 같은 선거 지휘봉 잡은 게 문제다. 실책은 종로로 간 거다. 저였으면 구로·금천·관악으로 갔다. 그럼 공천도 순탄해졌을 거다. 제가 한동훈이면 총선에 등판 안 한다. 그런데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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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이충우 기자]


“안철수는 친윤 되고 싶은 수줍은 아저씨…친윤이 건곤일척 싸움 만들어”
- 노원병 출마 의지는 여전한가. 공천 못 받으면 무소속 출마하나.

▷그런 건 당이 여유있을 때나 노원병에 줄서 있을 때나 하는 짓이다. 저는 당대표 하면서 체급이 높아져버려서 공천 걱정하면 안 된다. 홍준표 대구시장 봐라. 공천 안 주니까 대구 수성을로 가서 무소속으로 돼버렸다. 그만큼 우리당 TK의원들 경쟁력이 없다. 홍 시장은 그걸 알았다. 내 공천 주고 말고보다 대안이란 사람들이 너무 허약하다. 지금 서울에 (총선에 제대로 나갈) 10명도 제대로 못 채운다. 윤핵관의 가장 큰 문제다.

-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최고위원 후보로 출전했는데 입성 가능성 어떻게 보나.

▷제가 요즘 거의 오클랜트 애슬레틱스 빌리빈 단장 느낌이다. 빌리빈 단장이 개척한 건 ‘머니볼’(출루율 우선 야구), 가격대 성능비다. 볼넷도 한루, 안타도 한루다. 나는 문자 돌리고 당원 단합대회 이런 거 하나도 안 하고 당선됐다. 저는 머리 속으로 복합적 상상을 한다. 무슨 말을 해야 기사가 나올까. 종편에 3시대, 5시대 프로그램은 어떤 화면을 쓰려고 할까. 그거 설계해 맞춤형 하는 게 우리 캠프다.

- 나경원 전 의원은 왜 그렇게 된 걸까.

▷저는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 대화한 건 누구한테 이야기 안 하는데 나경원, 안철수에 대한 윤 대통령의 평가는 인수위 때부터 들은 게 있다. 이준석 내쫓아야 한다고 난리칠 때 나 전 의원이 인터뷰하면서 나를 저격했는데 그때 난 속으로 ‘다음은 당신이야’하고 웃고 있었다. 그 다음 안철수 의원이 친윤이 되려고 이래저래 하는 거 봤는데 ‘다음엔 당신이야’ 했다.

- 명확한 이유 같지는 않은데.

▷그러면 윤 대통령이 나한테 그렇게 하는 건 뭘까. 아무것도 없는데. 당대표랑 원내대표 지방 출장 가는 날 기습적으로 패싱 입당을 해버린다. 시비를 건 것이다. 사람에 대한 관점을 형성할 때 다른 사람 말을 듣는 타입이다. 저도 당대표 돼 많이 듣고 하지만 만나기 전엔 평가 안 내린다.

- 안철수 후보가 당대표 되면 윤대통령 레임덕이 온다는 주장은.

▷착각이다. (누가 되든) 당선되는 순간부터 레임덕이다. 더 빨리 온다. 안철수 후보는 친윤이 되고 싶은 수줍은 아저씨인데 (대통령실과 친윤이) 건곤일척 승부로 만든 것이다. 신평 변호사가 말실수 했을 때 ‘내가 말이 과했다’라고 하며 바로 빠질 줄 알았는데 되레 ‘대통령실과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식이었다. 어느 누구도 김한길에 물어본 적도 없는데 김한길이 해명한다. 완전히 일주일 사이에 이득 하나 없이 건곤일척의 싸움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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