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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출산하다 5세 지능이 된 딸…사위는 이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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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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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하다 지적 장애를 얻어 5세 지능이 되어버린 아내에게 남편이 이혼을 요구한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연을 보낸 강 씨의 30대 딸 A 씨는 대기업에 다니며 부모님 생각을 많이 하던 착하고 똑 부러진 딸이었다고 한다.

A 씨는 대학 시절 만난 남성과 오랜 기간 연애를 하며 10년 전 결혼을 했다. 강 씨는 사위가 자신에게 찾아와 결혼을 하고 싶다고 말했던 게 생생했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는 곧 아이를 계획하고 몇 년 뒤 임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A 씨가 출산하는 날 비극이 시작됐다. 제왕절개로 출산을 하는 과정에서 과다출혈로 뇌 손상을 입어 지적장애가 생긴 것이다.

강 씨는 5살 아이의 지능이 된 A 씨를 돌봐야 했고, 아기는 시댁에서 맡았다.

시댁에선 대소변도 잘 가리지 못하는 A 씨에게 아이를 보러 오지 말라고 했다. 사돈 측은 며느리에게 “손녀한테 상처만 된다. 더 이상 찾아오지 마라”고 했다고 전했다.

지적장애인이 됐지만 모성애가 남은 A 씨는 아이가 보고 싶어 몰래 유치원에 가 먼발치에서 바라보곤 했다. 이에 사돈 측은 “애 상처 주게 왜 자꾸 보러 가냐”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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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건반장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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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 충격적인 일은 강 씨가 의료소송에서 패소를 한 날 발생했다. 1심 패소 후 강 씨는 속상했지만 갑자기 집으로 찾아온 시가 측 때문에 더 황당했다.

시누이는 “왜 내 동생만 법정을 왔다 갔다 힘들게 해야 하냐”며 소리를 질렀다. 이 시누이는 A 씨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한 번도 얼굴을 비친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또 사돈 부부는 “우리 애라도 살아야지 이혼시키자”고 했다. 이에 강 씨는 왜 패소한 날 찾아왔냐고 묻자 “아픈 거 한 번에 아프라고”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토로했다.

현재 딸의 보험료, 병원비, 휴대전화비 등을 모두 친정에서 부담 중인 가운데 사위는 강 씨에게 찾아와 “아내의 후견인이 돼달라”고 부탁했다. 강 씨가 후견인이 되자마자 사위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강 씨는 딸의 이혼 절차를 밟아줄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사위는 “장애수당 같은 거 받으려면 이혼이 낫지 않냐”며 “제발 이혼해달라”고 무릎까지 꿇었다. 이혼 이야기할 거면 오지 말고 딸이 보고 싶을 때만 오라고 하자 사위는 그 이후로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강 씨는 하소연했다.

사고를 당한 후에도 A 씨는 매일 남편에게 “오빠 잘 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강 씨가 이혼을 할거냐고 묻는 말에 A 씨는 싫다고 대답한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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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건반장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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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들은 박지훈 변호사는 “이혼과 관련해서는 누가 대리로 처리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본인(강씨의 딸)이 이혼을 한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싫다고 하는 이상 엄마가 이혼시키는 것이 법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한참을 울었다. 제발 따님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꼭 후원하고 싶다”, “아이가 자라 엄마가 그렇게 버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아이는 아빠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본인 딸은 알아본다는 말에 눈물이 났다”, “누가 보면 남의 자식 낳다가 저렇게 된 줄 알겠다”며 시가 측을 비판하고 강 씨를 응원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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