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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12월 경상수지 턱걸이 흑자…올해는 수출 부진에 전망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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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경상수지가 26억8000만 달러(약 3조3822억원)로 ‘턱걸이’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29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흑자 폭은 2021년(852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수출이 역대 최대였지만 원유·가스 등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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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6억8000만 달러로 11월(-2억2000만 달러) 적자 이후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1년 전보다 36억9000만 달러 줄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수출입 상황을 보여주는 상품수지가 4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서 수출이 급감한 영향 등으로 3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상품수지 3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외환위기 전후인 1996년 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1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올해 1월 무역수지가 126억9000만 달러 적자로 역대 최대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상품수지는 4개월 연속 적자일 가능성이 크다. ‘만년 적자’인 서비스수지 적자 폭도 커졌다. 13억9000만 달러 적자로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6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적자 구멍을 메운 것은 투자소득 등을 집계하는 본원소득수지다. 1년 전보다 13억 달러 증가한 47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 수입 증가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배당소득수지가 전년 대비 17억1000만 달러 늘어난 44억9000만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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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은행]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98억3000만 달러로 2011년(166억3800만 달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2021년 757억3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50억6000만 달러로 줄어든 게 가장 큰 요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63.3%), 승용차(16.7%), 반도체(1.3%) 등의 수출이 늘면서 지난해 수출 규모는 역대 최대(690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이 전년 대비 6.3% 늘 때 수입은 17.7%나 늘었다. 가격 급등 영향으로 석탄(92.6%), 가스(84%), 원유(57.9%) 등 원자재 수입이 30.1%나 늘어나 지난해 수입 역시 사상 최대(6754억 달러)였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 축소됐지만 높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 주요국 성장세 둔화 및 정보기술(IT) 경기 하강 등 어려운 여건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도 수출 부진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상품 수출은 IT 경기 위축 등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에 그칠 거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20억 달러 흑자에 그치지만, 하반기에는 경기가 좋아지면서 올해 연간 280억 달러 흑자를 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무역수지 적자를 반영해 경상수지 흑자 폭이 대폭 감소하는 추세인데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며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조세 부담 완화와 각종 규제 완화로 국내 기업들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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