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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균 칼럼] 北이 돈 안 받고 초청한다고? 그야말로 신작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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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경기지사 방북 추진은

스스로 홍보했던 사실

北은 대통령, 언론사도

통행세 내야 국경 열어줘

여권 2, 3등 약세후보에

공짜 방문 선물 줬겠나

조선일보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에서 ‘한국 기업 간담회’에 이어 열린 식사 자리에 안부수(왼쪽부터) 아태협 회장,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송명철 북한 조선아태위 부실장,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이 참석했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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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방북(訪北)을 위해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300만달러를 북에 건넸다는 검찰 진술에 대해 “신작(新作) 소설”이라고 했다. “종전 창작 실력을 보면 안 팔릴 것”이라고도 했다. 검찰이 또 가짜 혐의를 꾸며 냈지만 국민은 안 믿을 것이라는 뜻이다.

어떤 대목이 거짓이라는 건지 아리송하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방북을 준비했던 것은 이미 알려진 팩트다. 이 대표 측이 적극 홍보까지 했었다. 2018년 10월 말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북 고위급 내달 경기도 국제회의 참석, 이재명 방북 논의”라고 보도됐다. 이 지사는 이 기사를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면서 “이화영 부지사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 지사가 “육로로 평양에 가겠다”고 하자 북측은 “그렇게 오면 시간이 너무 걸린다. 다른 경로를 찾아보자”고 했다. 북측이 쌍방울 김 회장에게 “이 지사 방북을 위해 헬기를 띄우고, 벤츠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던 게 그 다른 경로 용도였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표는 북한에 가려고 했던 것은 맞지만, 그 대가를 북에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당시 이재명 지사가 대가 없이 방북하는 게 가능했을까.

김대중·김정일 1차 남북 정상회담은 당초 2000년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열린다고 발표했었다. 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청와대 대변인은 “북측이 기술적 준비 관계로 일정을 하루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6·14 남북 공동선언이 될 뻔했는데 졸지에 6·15 선언으로 바뀐 셈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원 국내담당 차장을 지낸 김은성씨는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북한에 주기로 한 방북 대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일정이 하루 늦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국정원에 보낸 전문(電文)에 “나머지 돈을 보낼 때까지 회담을 연기한다”고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이 약속했던 4억5000만달러를 송금하는 과정에서 일부 금액의 수취인을 잘못 기재한 탓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 미납금이 은행에 들어온 것을 확인한 후에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길을 열어줬다.

중앙일보 권영빈 전 사장은 회고록에서 1996년 북측 요구로 100달러 지폐를 가득 담은 골프채 가방을 두 번이나 건넸다고 밝혔다. 북이 첫 번째 가방이 배달 사고 났다며 다시 보내라고 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가 계획했던 ‘북한 문화 유산’ 사업과 사주 일가 방북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북한 국경을 건너려면 반드시 통행세를 내야 한다. 북을 돕는 일에도 예외가 없다. 국제 구호단체가 식량 지원을 할 때조차 국내 수송비를 별도로 요구했다. 꿩 먹고 알 먹고다. 북한 외무성은 달러로 받아낸 이 돈을 부처 경비로 쏠쏠하게 이용했다고 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의원이 저서에서 밝혔다.

이재명 지사가 방북에 시동을 걸던 2018년 말 차기 대선 판도는 이낙연, 황교안 현·전직 총리의 양강 구도였다. 여권 내에선 이낙연 총리가 두 배 이상 지지율로 앞선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가 2, 3위를 다퉜다. 햇볕 진영에서 대선 후보가 되려면 ‘북한과 통한다’는 이미지가 필수 과목이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은 시·도지사 중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문순 강원지사만 대동했다. 이재명 지사는 대선 출마 스펙을 위해 북한 방문에 몸이 달아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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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균 논설주간


이 지사는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로드맵을 따랐다.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맡았던 대북 접촉은 이화영 부지사가 수행했다. 대북 사업을 미끼로 재정적 지원을 하는 현대그룹 역할은 쌍방울 몫이 됐다. 1년여 준비를 거쳐 2019년 말 이재명 지사의 방북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었다. 코로나 사태만 터지지 않았다면 2020년 초 언저리에 이재명 지사의 평양행이 성사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방북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북한에 300만달러를 줬다는 쌍방울 김 회장의 증언을 거짓말이라고 한다. 북한은 현직 대통령의 공식 방문, 언론사의 현장 취재도 통행세 선불 완납을 전제 조건으로 내건다. 그런 집단이 뭐가 아쉬워서 당선도 불확실한 약세 대선 주자가 목을 매는 북한 방문 티켓을 공짜로 선물하겠나. 북(北)이 돈도 안 받고 자신을 초청하려 했다는 이재명 대표의 주장은 그의 표현 그대로 신작 소설이다. 이 대표의 종전 변명 실력을 보면 이번 소설도 안 팔릴 것이다.

[김창균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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