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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결혼식 넉달 앞두고 순직... 그 소방관 이름 딴 ‘노명래길’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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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새내기 소방관 노명래

울산 상가 화재 진압하다 사고

화재 건물 앞 도로 470m 구간

‘소방관 노명래길’ 지정하기로

조선일보

2021년 7월 2일 고 노명래 소방교의 영결식이 울산광역시청 햇빛광장에서 열린 모습. 노 소방교는 울산 중구의 상가 화재 현장에서 구조 활동 중 화상을 입고 순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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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상가 화재 구조 활동을 하다가 순직한 새내기 소방관 이름을 딴 명예도로가 생긴다. 울산 중구는 성남동 울산교 사거리∼울산시립미술관 앞 470m 도로를 ‘소방관 노명래길’이라는 명예도로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 소속 고(故) 노명래(순직 당시 30세) 소방교는 지난 2021년 6월 29일 중구 성남동 상가 건물 화재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하던 중 등과 팔 등에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가 이튿날 새벽 순직했다. 당시 그는 현장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이 건물 3층에서 인명 수색을 하던 중 갑자기 커진 불길에 화를 입었다. 당시 화재에서 시민 2명이 부상을 입었고 사망자는 노 소방교 외에 없었다.

특전사 출신으로 2020년 1월 특채로 임용된 노 소방교는 사고 당시 임용 1년 6개월이 막 지난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그의 상관이었던 윤동현 당시 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장은 “노 소방교는 평소 성실하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대원이었다. ‘제가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전했다. 또 당시 응급구조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노 소방교는 사무실에서도 틈나는 대로 구조 장비로 연습을 하던 열정 넘치는 소방관이었다고 동료들이 전했다.

특히 그가 특전사 시절 만난 여자 친구와 결혼식을 4개월 앞둔 예비 신랑이었던 점이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당시 두 사람은 코로나 사태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혼인신고만 마친 상태였다.

노 소방교 이름을 딴 명예도로는 화재가 발생한 건물 바로 앞에 생긴다. 중구는 이 구간의 시작, 종료 지점에 도로명이 적힌 갈색 표지판을 만들어 노 소방교를 기릴 예정이다.

조선일보

이번 명예도로 지정은 울산소방본부가 제안해 이뤄졌다. 울산 중구는 주소정보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명예도로명의 사용 기한은 고시일로부터 5년이며, 기한 만료 30일 전에 주소정보위원회가 연장 여부를 정한다. 명예도로명은 정식도로명은 아니어서 실제 주소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울산 중구 관계자는 “주민, 상인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이의가 없으면 다음 달 중 명예도로명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울산=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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