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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송혜교가 쏘아올린 공…'유퀴즈'→'진격의', 숨죽인 문동은에 전한 위로[TEN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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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최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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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내 놓았고 방송가도 이를 다루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드라마를 통해 학교폭력의 잔혹한 사태를 접한 대중은 '학교폭력 근절'에 목소리를 모았고, 덕분에 숨죽이며 지냈던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하나 둘씩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럭'과 채널S '진격의 언니들'이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먼저 여행 유튜버 곽튜브(본명 곽준빈)가 어렵게 입을 뗐다. 그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 다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를 꺼냈다.

곽튜브는 "제가 덩치가 되게 작고 키로 꼴찌였다. 동급생인데 저는 항상 그들에게 밑이었다. 중학교 가서도 똑같았다. 매점에서 빵을 사오라던지 체육복이나 교과서를 빌려가서 안 돌려주거나, 컴퍼스로 등을 찌르고 제가 아파하는 거를 보면서 웃었다"고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이어 "고등학교 진학 할 때는 아무도 모르는 고등학교로 가야겠다 해서 멀리 떨어진 실업계를 갔다. 고1 초반까지는 반에서 1등했고 애들도 절 되게 재밌어했다. 근데 중반쯤 반에 있던 누가 중학교 때 애한테 제 별명이 '거지'였다는 걸 들었다.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그럴 바에는 그만하자고 생각했다"고 자퇴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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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곽튜브는 "이걸 얘기하는 게 한국에선 창피한 일이다. 학교폭력 당했다고 하면 보통 원인을 당한 사람한테 찾는다. 가해자들은 많고 당한 사람은 극소수다. 피해자들은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다. 절대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같은 아픔을 겪은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곽튜브에 이어 일반인 출연자도 용기를 냈다. 지난 7일 방송될 채널S '진격의 언니들'에서 31살의 박성민 씨는 "친구들이 '더 글로리' 보고 제 얘기 같다고 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성민 씨는 "중학교 2~3학년 때 많이 맞기도 하고, 고데기로 화상 입기도 했다. 2명이 절 괴롭혔다. 몸이 묶인 적도 있다. 처음에는 500~700원씩 빌려가다가 점점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며 돈을 갈취했다. 빈도도 늘고 금액도 커졌다"고 털어놨다.

특히, 성민 씨는 '더 글로리'의 문동은(송혜교 역)이 당한 고데기 고문을 당했다고 밝혀 경악을 자아냈다. 자신의 몸에 난 흉터를 보여준 그는 "2도 화상을 입어서 오른쪽 팔에 아직도 자국이 있다. 오른쪽 팔을 잡고 가열된 판 고데기로 5분 정도 지졌다"며 울먹였다.

가해자들의 악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성민 씨는 "기분 나쁠 땐 뾰족한 포크로 온몸을 보이는 대로 찔렀다. 플라스틱 파이프 같은 것을 손에 집히는 대로 던졌는데 얼굴에 잘못 맞아서 홍채가 찢어졌다. 얼굴과 몸에 항상 피멍 자국이 있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가해자들에게 3일씩 감금당한 적도 있다고 해 충격을 줬다.

이로 인해 성민 씨는 고데기만 봐도 극심한 트라우마가 생겨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가해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그들이 사회 일원으로서 잘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었다. 성민 씨는 가해자들의 근황에 대해 "자선 단체 후원이라든지 간호사 자격증,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더라. 그게 너무 화가 나기도 하고 소름끼치기도 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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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 씨는 "제가 어른들에게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너가 당할 만 해서 당한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하는데 저는 잘못이 없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곽튜브는 흐느낄 정도로 눈물을 흘리면서도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묵묵히 꺼내놨고, 성민 씨 역시 눈물을 쏟았지만, 차분히 피해를 털어놨다. 학폭 피해를 당하고도 자책하며 고통 속에 사는 피해자들을 위해서였다. 이들의 눈물과 용기있는 고백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겐 용기와 희망을 건넸고, 가해자들에게는 일침을 가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며 학교폭력 근절의 메시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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