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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비윤 텐트' 이준석계 4인방, 與전대 본선티켓 거머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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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천 후보는 (왼쪽) '대통령 공천 불개입'과 '공천 자격 고사 의무화'가 적힌 두가지 비책을 공개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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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준석계 인사 4명이 반(反)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기치를 들고 본격 선거전에 나섰다.

이준석 전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비윤(非尹) 표심 결집에 나선 이들이 8일부터 내일(9일)까지 실시되는 책임당원 6천명 대상 여론조사를 거쳐 10일 발표되는 본경선 진출 명단에 이름을 올릴지 주목된다.

이날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대표 선거에 천하람 후보, 최고위원 선거에 김용태·허은아 후보, 청년최고위원 후보에 이기인 후보가 각각 '맞춤형'으로 출마했다. '당원투표 100%'로 선출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은 당대표 선거에 1표, 최고위원 선거에 2표, 청년최고위원 선거에 1표를 행사할 수 있다. 이 전 대표와 저마다 정치적 인연이 있는 이들 4명은 당내에서 친(親)이준석계로 분류된다.

이들은 출마와 동시에 '윤핵관' 비판, 유권자에 의한 상향식 공천 등 메시지를 난사하며 비윤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천 후보는 지난 3일 출마선언문을 통해 "친윤, 윤핵관들은 대통령을 작게 만들고 있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 정치를 망치는 간신배들은 더 이상 국민의힘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동 선거운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4명의 후보가 국회 앞에서 '윤핵관 퇴출' 피켓 시위에 나섰고, 전날(7일) 전당대회 후보 대상 '비전발표회'에서는 이른바 '족자 퍼포먼스'를 통해 이목을 끌었다. 천 후보는 '대통령공천불개입', '공천자격고사의무화'를 한자로 새겨넣은 족자를 펼쳤다. 김 후보는 '당협위원장직선제', 허 후보는 '정치발언자유보장', '대변인단공개선발', 이 후보는 '전당대회비용보전제'를 새긴 족자를 꺼내들었다.

이 전 대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들을 적극 밀어주는 가운데 각 후보들도 서로 띄워주면서 '비윤 빅텐트'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비전발표회 이후 페이스북에 "우리 후보들이 당을 어떻게 개혁할지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했다"며 "주변에서 당무 개입하고 집단 린치와 패싸움이 난무하는 와중에도 개혁 공약을 가운데 놓고 당원들에게 호소하겠다. 윤심 호소인이 아니라 개혁 호소인이 돼야 한다"고 적었다. 지난 5일에는 "당이 젊어지고 개혁하려는 우리의 몇년 간의 노력을 무위로 돌리려는 세력을 막아야 한다"며 "4명의 개혁 후보들과 함께 당을 지켜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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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오른쪽 두번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핵관' 규탄 관련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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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성남시의원 출신 이 후보를 언급하며 "모두 머뭇거릴 때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FC 의혹을 세상에 처음 꺼냈다. 그렇게 쌓은 실적이 지난 대선 이재명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돼 5년만의 정권교체 씨앗이 됐다"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들 4명은 지난 5일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의 자격심사 절차를 통과하고 전원 예비경선(컷오프)에 진출했다. 현재 예비경선에 진출한 당대표 후보는 6명, 최고위원 후보는 13명,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11명이다. 이 중 당대표 후보 4명, 최고위원 후보 8명, 청년최고위원 후보 4명이 본경선에 오른다.

당대표 선거의 경우 양강구도를 형성한 김기현·안철수 후보의 본선행이 유력한 가운데, 천 후보와 윤상현·조경태·황교안 후보가 남은 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는 긍정적이다. 당권주자 중 가장 늦게 합류했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본경선 진출 기준인 '빅4' 안에 포함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100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4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9.4%가 천 후보를 선택했다. 김기현(45.3%)·안철수(30.4%) 후보에 이은 3위다.(95% 신뢰수준·표본오차 ±4.9%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는 10일 컷오프를 통해 8명으로 추리고, 본경선에서 최종 4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의 경우 혼전 양상이다.

지난 6일 발표된 조원씨앤아이 조사(CBS노컷뉴스 의뢰·지난 3~5일 조사·국민의힘 지지층 384명 대상)를 기준으로 보면 허은아 후보는 7.9%, 김용태 후보는 5.3%로 각각 본선 진출권에 속한다. 13명의 후보 중 각각 4, 6위다. 조수진(13.2%)·정미경(8.8%)·민영삼(8.0%) 후보가 1~3위를, 김재원(7.4%) 후보가 5위를 차지했다. 김 후보에 이어 태영호(5.1%)·김병민(4.8%)·박성중(2.9%)·이용(2.2%) 후보 순이었다.(95% 신뢰수준·표본오차 ±3.1%)

다만 자격심사에서 탈락한 '보수 유튜버' 신혜식(6.1%)·김세의(3.8%) 후보와 보수 색채가 짙은 류여해(3.1%) 후보 등의 표심이 비윤 후보들에게 쏠릴 가능성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당락을 가를 책임당원 표심의 향방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여론조사 마감 전까지 불꽃튀는 당심 호소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년최고위원 선거의 경우 친윤계의 지지를 받는 장예찬 후보의 '1강 체제'로 전개되고 있다. 같은 여론조사(조원씨앤아이) 기준으로 장예찬 후보가 35.9%로 압도적 선두였고, 이기인 후보는 3.3%에 그쳤다. 김가람(7.5%)·구혁모(5.0%)·김영호(4.3%)·이욱희(3.6%)·지성호(3.5%) 후보가 이기인 후보의 지지율을 앞섰다.

다만 이기인 후보는 성남시의원 시절 '이재명 저격수' 이미지를 강조하며 최근 언론 노출 빈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데다, 이 전 대표를 비롯해 이준석계 후보들도 적극 홍보를 돕고 있다. 장 후보를 제외한 타 후보군 대비 인지도 제고 측면에서 강점이 뚜렷하고 비윤 후보로서의 정체성도 명확해 4등 안에 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이들의 본선 및 최종 결과는 장외에 있는 이 전 대표의 당내 입지, 복귀 시점 등을 가늠할 일종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천 후보는 당대표 컷오프를 통과하는 분위기고 허 후보는 안정권으로 보인다. 천 후보는 결선투표는 못가도 캐스팅보터가 되는 것"이라며 "당선자를 내도 이 전 대표가 당장 화려한 복귀는 못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약간의 활동 공간을 확보하고 복귀 수순에 들어갔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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