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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세계 금리 흐름

파월 "금리 인상" 발언에도, 시장은 "디스인플레이션"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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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모니터에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이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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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파월의 발언을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으로 받아들이면서 증시는 되려 상승했다.

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워싱턴DC 경제클럽이 주최한 대담에서 미국 1월 고용 지표에 대해 “이렇게 강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과 다른 경제지표가 나온다면 앞으로 금리 인상 결정에 반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고용시장의 활황은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고, 소비를 늘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Fed의 ‘피벗(Pivot, 정책 선회)’ 결정이 어려워지는 이유다.

파월 의장 발언에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성격은 있지만, 기대보다는 덜했다는 평이 우세하다. 빌 애덤스 코메리카은행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파월 의장은 더 공격적인 긴축 태도를 보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역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반센그룹의 데이비드 반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파월의 메시지는 지난주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파월 의장이 이날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인플레이션 둔화)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라고 밝힌 점에 시장은 환호하는 분위기다. 특히 파월 의장은 ‘언제쯤 물가 목표치인 2%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내 예상에 올해는 힘들겠지만 내년엔 2%에 근접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인플레이션이 자연스럽게 둔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물가가 2%대로 낮아지려면 다소 고통이 있어야 할 것” 등 매파 발언도 쏟아냈지만,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색채가 곳곳에 묻어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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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파이낸셜타임스(FT)는 “파월이 무슨 말을 했는지보다는 무슨 말을 하지 않았는지가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과거와 비교해 ‘인상 속도를 더 내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진 않았다는 점에 더 주목했다는 의미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다우지수(0.7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1.29%), 나스닥 지수(1.90%) 등 상승마감했다. 이날 국제유가도 덩달아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전장 대비 4.09% 상승했다. 달러화 약세와 중국의 수요 회복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 증시도 미국에 보폭을 맞췄다.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93포인트(1.30%) 오른 2483.64에, 코스닥은 7.19포인트(0.93%) 오른 779.98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달러 대비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4.8원 내린(환율은 상승) 1260.1원에 마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한 경고가 담긴 발언을 내놓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파월 의장이 “데이터에 따라 판단하겠다(react to the data)”고 강조했기 때문에 앞으로 발표될 경제 지표에 따라 Fed 정책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Fed 내 매파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강경 매파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7일CNBC방송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률을 제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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