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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공세 앞둔 러에 맞불…서방, 우크라·폴란드에 화력지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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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피스토리우스 신임 국방장관이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레오파르트1 전차를 100대 이상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침공 1주년을 앞둔 러시아가 조만간 최대 50만 명의 추가 병력을 동원해 대공세를 펼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날 올렉시 레스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트위터 계정에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에 레오파르트2 전차 모형을 건네받은 사진을 올리며 “첫 레오파르트2가 키이우에 도착했다”며 피스토리우스 장관의 깜짝 키이우행을 알렸다. 레스니코우 국방장관은 “탱크 연합은 승리로 전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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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오른쪽)이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에게 독일 레오파드 2 전차 모형을 건네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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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깜짝 방문한 獨 국방장관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100대 이상의 레오파르트1 전차 공급을 약속했다. 앞서 독일 경제기후보호부는 이날 독일 방산업체에 최대 178대의 레오파르트1에 대한 우크라이나 수출을 승인했다. 이중 몇 대가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전달될지는 수리 작업의 진척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유럽 최대 무기·군수품 생산업체 중 하나인 독일 라인멘탈은 독일 정부에 레오파르트1 전차 88대에 대한 수출 승인을 신청했고, 또 다른 방산첩체 FFG도 레오파르트1 전차 수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국방부는 덴마크·네덜란드 등이 이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국 국방장관은 “(레오파르트1 지원은) 러시아의 침략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전했다. 3국은 레오파르트1과 함께 예비 부품과 탄약 패키지도 함께 지원한다.

이번 레오파르트1 지원 약속은, 2주 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약속한 주력 전차 레오파르트2 지원과 별개로 이뤄진다. 앞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 연방군 재고에서 주력 전차인 레오파르트2 14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공표했다. 이 물량은 다음달 말께 우크라이나군에 전달될 예정이다. 아울러 독일은 동맹국이 보유한 레오파르트2 전차에 대한 우크라이나 지원도 승인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에 전달되는 레오파르트2는 총 60대, 2개 대대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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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이 지난 1일 우크라이나에 공급될 레오파르트 2 탱크를 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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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올 여름까지 레오파르트1 전차 20~25대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고, 연말까지 80대, 내년 상반기에 100대 이상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레오파르트1만으로도 3개 대대를 구성할 수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 방위 능력을 유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독일을 포함한 다른 유럽 국가들은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편에 서서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샤 올롱그렌 네덜란드 국방장관은 “약간 오래된 탱크(레오파르트1)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전쟁에서 분명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이밖에 이달 말까지 방공을 위해 유도탄과 게파르트 대공장갑차 5대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전투기 공급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예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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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7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독일 국방장관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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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특별 정상회의, 젤렌스키 초청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침공 1주년인 오는 24일 전후로 대공세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6일 현지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대공세에 대비해 탄약을 비축하기 시작했다”며 “비축물 확보에 열흘 정도 걸리니, 15일 이후엔 언제든 공세가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바딤 스키비츠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 부국장은 “러시아가 올 봄과 여름에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서 대공세를 펴기 위해 30만~50만 명을 동원할 것”이라고 CNN에 전했다.

독일 등 3국이 레오파르트1 전차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배경도 러시아의 대공세를 앞둔 우크라이나의 방위력 강화다. 로버트 헤베크 독일 부총리는 “레오파르트1이 정확히 몇 대가 공급될지 확실치 않으나, 러시아의 춘계 대공세를 격퇴하는 데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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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EU-우크라 정상회담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 상임의장,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부터)이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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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오는 9일과 10일 양일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특별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초청에 응하면,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 방문에 이어 개전 후 두번째 해외 일정이 된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파탐은 EU 소식통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방문할 것이며, 그의 연설을 위한 준비 작업이 진척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美, 나토국 폴란드에 12조원 무기 수출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에 100억 달러(12조6000억원)에 이르는 미사일 시스템 판매를 잠정 승인했다. 폴란드는 러시아 우호국인 벨라루스와도 접경한 나토의 대(對) 러시아 최전방 국가다.

폴란드는 그간 러시아와 나토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던 우크라이나가 전쟁터가 되면서 실질적인 러시아의 위협에 노출돼 있었다. 이에 기존 GDP(국내총생산) 2.4% 수준이던 국방예산을 올해 4%까지 크게 끌어올리며 재무장에 나섰다.

미국의 지원 무기는 18문의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와 45문의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 시스템, 중거리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MLRS)용 로켓 1000발 등이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하이마스와 GMLRS가 러시아군 격퇴에 성과를 보이자, 미국에 이 무기들의 구매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큼스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확전 우려 등으로 미국이 거부한 무기다. 사거리가 297㎞에 달해 러시아 영토 깊숙이 날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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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육군의 하이마스공격 모습.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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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미국이 폴란드에 판매 승인한 무기는 에스토니아 등 다른 유럽 국가도 구매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미국은 러시아의 침략 가능성에 대비해 폴란드 등 여타 나토 회원국에 대해 스스로 방어할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모색해왔다”고 전했다. 이번 무기 판매는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최종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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