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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존경하는 자제분" 이설주는 언급도 않고 딸 김주애 높인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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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 창군 75주년 기념일(건군절)을 앞두고 장군 숙소를 방문하고 기념연회를 열어 주요 군 지휘관을 격려했다. 특히 8일 밤늦게 열 것으로 보이는 열병식을 앞두고 진행한 군 관련 행사에 딸 김주애가 동행한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정은이 북한군 창군 75주년을 앞두고 군 장령(장성)들의 숙소를 찾았다면서 "존경하는 자제분과 함께 도착했다"고 전했다. 통신이 '존경하는 자제분'이라고 언급한 인물은 김정은의 딸 김주애다. 북한이 이날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부인 이설주도 동행한 모습이 담겼지만, 통신은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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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에 참여했던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은 기념촬영에 동행한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조선중앙TV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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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가 김정은의 공개활동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11월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현장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같은 달 26일 김정은이 ICBM 시험발사 공로자들과 기념촬영을 진행한 행사가 두 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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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돌을 맞으며 2월7일 인민군 장령(장성)들의 숙소를 축하 방문하고 기념연회에 참석했다"고 8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은 인민군 장령들 앞에서 연설하는 김 위원장.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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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들은 김주애를 처음 소개할 당시에는 "사랑하는 자제분"이라 밝혔고 두 번째 행사에선 "존귀하신 자제분"이라 불렀는데, 이번에는 "존경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기존 보다 격상된 표현을 사용한 것을 미루어볼 때 앞으로 그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김주애를 통해 4대 세습을 감행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발신하고 있다"며 "앞으로 김주애가 후계자에 임명될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북한 국내정치에서 상당히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날 숙소 방문 후 진행한 건군절 기념연회에서 남측이나 미국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자제하는 대신 '계승'을 강조한 연설을 했다. 그는 "후손만대를 위해 우리는 참으로 많은 고통과 아픔을 감내하며 마침내 위대하고 절대적인 힘을 키웠다"고 밝혔다. '후손만대'는 김주애로 대표되는 '후대'를, '위대하고 절대적인 힘'은 핵무력을 지칭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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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6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확대회의장 석상에 앉은 김 위원장 뒤쪽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미사일)총국'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깃발이 식별됐다. 조선중앙TV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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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정은은 "우리 인민군대의 75년사의 최대의 영광은 세월의 흐름에도, 역사의 광풍 속에서도 억세고 줄기차게 이어지는 위대한 계승에 있다"며 "개척도 위대했지만 계승 또한 위대하기에 우리 군대는 세상에서 제일 강한 군대라는 시대와 역사의 값높은 부름을 쟁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후대 세대를 포함한 모든 주민이 당과 국가에 충성할 것을 유도하는 한편 건군절을 계기로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열병식을 앞두고 자극적인 발언을 자제한 것과 관련해 열병식에서 내놓을 메시지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김정은이 열병식 개최를 앞두고 대외보다는 대내 메시지에 방점을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만약 열병식을 계기로 북한 주민들 앞에서 연설을 진행한다면 연말 전원회의에서 밝힌 핵무력이나 대적투쟁과 같은 자극적인 대외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정은은 지난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전쟁준비태세 완비'와 '전투훈련 확대'를 지시했고, 미사일을 전담하는 조직인 미사일총국을 정규편제로 운용하고 있다는 점을 관영 매체를 통해 사실상 의도적으로 노출한 바 있어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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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는 이날 새벽 1시경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조명을 장착한 전투기와 구형 프로펠러 비행기가 상공을 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이날 오전 "8일 자정을 기해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던 열병식은 개최되지 않았다"며 "오늘 저녁에 열병식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8일 야간에 열병식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김정은의 대내외 메시지와 신무기 공개 여부 등이 주목된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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