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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르포] 입구에 ‘정주영 어록’, 20층까지 트인 중정… HD현대 신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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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HD현대 분당 신사옥 전경/ 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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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일 하고 싶은 회사,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더 스마트한 근무환경과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글로벌 R&D 센터(GRC) ‘집들이’ 격의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테크 기업’을 표방한 HD현대가 지난해말 입주한 분당 신사옥 GRC 내부를 공개했다.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한 후 20년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마련한 건물로, 17만5000㎡ 부지에 지상 20층 높이다. 이 곳에서는 17개 계열사의 연구 인력과 경영직군 5000여명이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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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신사옥 글로벌 R&D센터 내부 모습. 1층 현관에 위치한 '그레이트월'로 정주영 창업자의 어록이 새겨져 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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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면체 형태의 새 건물 GRC와 거기 새겨진 HD현대의 새 CI 디자인은 경부고속도로에서 판교IC를 나서자마자 눈에 띈다.

GRC의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도착하자 최근 문을 연 스타벅스에서 흘러나오는 산뜻한 멜로디가 곧바로 귀에 꽂혔다. 로비층(4층)의 대형 월스크린, 맨 꼭대기층인 20층까지 시원하게 트여 태양광이 들어오도록 한 중정(中庭), 그를 따라 오르내리는 24기의 엘리베이터에서도 과거 ‘조선(造船)’이라는 단어가 주는 인상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각 층마다 청소와 공기정화를 위해 현대로보틱스의 방역로봇 ‘D1′ 4기가 배치됐다.

GRC의 정체성은 1층 정면 현관에 위치해 정주영 창업자의 이름이 새겨진 ‘그레이트월’이나, 4층 로비층 대형 월스크린에 떠오르는 창업자의 어록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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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신사옥 글로벌 R&D센터 내부 중정에서 바라본 천창 모습. 20층까지 트인 중정을 통해 태양광이 들어와 자연 채광이 이루어지도록 설계됐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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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층부터 4층까지는 외부인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고, 5층은 그룹 계열사를 찾아온 외부인과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본격적인 업무공간은 6~20층에 배치됐다.

6~7층은 시험층으로, R&D 센터라는 이름에 걸맞는 역할을 담당하는 각종 시설과 기자재가 자리잡고 있다. 9~10층은 현대일렉트릭, 현대에너지솔루션, 현대로보틱스가 자리 잡았다. 11~14층에는 현대제뉴인, 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등 건설기계 3사가 둥지를 틀었다. 14~15층에는 현대오일뱅크 등 에너지 부문 자회사들이 입주했다. 16층은 현대글로벌서비스, 17~18층 현대중공업, 19~20층 HD현대·한국조선해양이다.

유연한 사고와 협업을 위해 층마다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과 200만원짜리 허먼밀러 의자 등으로 구성된 450여석의 자유석과 50여개의 회의실이 마련됐다. 건물 안 어디를 가든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무선 네트워크가 이들을 연결한다. 임직원들은 카카오와 함께 만든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근무석, 회의실, 식당, 사물함, 통근버스를 예약하고 이용한다. 어느 화장실이 비어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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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신사옥 글로벌 R&D센터 내 자유석 모습. 직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막기 위해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과 200만원 상당의 허먼밀러 의자가 배치됐다. /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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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문을 열 예정인 직장어린이집 ‘드림 보트(Dream Boat)’는 이곳이 전세계 바다를 누비는 구성원들이 터를 잡은 곳이란 점을 드러낸다. 스타벅스 옆 입구에서 시작해 로비층 아래 공간까지 2개 층 2000㎡를 쓰는 300명 정원의 어린이집은 ‘범고래반’, ‘흰수염고래반’, ‘북극곰반’ 등의 이름을 달고 이 회사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0~5세반을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무료로 운영하는데, 영어교사가 상주한다.

HD현대는 6층에 위치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디지털관제센터 내부도 공개했다. 이 곳에서는 한국조선해양 산하 4개 조선소가 건조해 세계를 누비고 있는 270여척의 스마트십을 위성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5대양의 날씨와 해류, 항로별 혼잡도와 각 선박별 엔진 등 주요 부품의 상태와 이에 따른 정비 대안까지 한 눈에 제시되는 대형 스크린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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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신사옥 글로벌 R&D센터 1층에 위치한 직원 전용 운동시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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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엽 기자(parkjeongyeo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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