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文정부서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못한 단지들, 일제히 ‘재도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 정부 시절 정밀안전진단 마지막 단계에서 탈락한 서울 시내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다시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노후 단지가 많아지자, 지난번과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조선비즈

최근 관할구청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서울 광징구 광장동 '광장 극동아파트'의 모습 / 김송이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장동 광장 극동아파트는 최근 광진구청에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 작년 6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 용역 발주를 위해 관련 부서들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광진구 ‘재건축 대어’인 광장 극동아파트가 정밀안전진단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광장극동아파는 지난 2020년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통과(D등급)’ 판정을 받은 후 이듬해 2차 정밀안전진단에 나섰지만, 최종 C등급을 받아 탈락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정밀안전진단에서 구조안전성 비율을 높인 후 재건축이 무산된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는 총 7곳이다. ▲구로구 동부그린 ▲은평구 불광미성 ▲양천구 목동 9단지 ▲강동구 고덕주공 9단지 ▲양천구 목동 11단지 ▲노원구 태릉 우성 ▲광진구 광장 극동 등이다. 불광 미성은 지난해 안전진단에 재도전 해 적정성 검토 문턱을 넘었다.

나머지 6곳 중 5개 단지도 현재 안전진단에 재도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한 목동 9단지와 2021년 탈락한 목동 11단지는 지난달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예비안전진단 동의서를 받고 있다. 정밀안전진단에서 탈락한 단지들은 현지조사인 예비안전진단부터 다시 해야 한다.

이미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정밀안전진단을 준비 중인 단지도 있다. 태릉우성 아파트는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주민 모금을 완료하고 다음 주 중으로 노원구청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달 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고덕주공9단지는 현재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모금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정부에서 재건축이 좌초됐던 단지들이 다시 재건축을 추진하는 이유는 관련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달 초 안전진단 평가 시 구조안전성 비중을 50%에서 30%로 줄이고, 주거환경 비중을 15%에서 30%로 높였다. 점수체계를 개편해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을 수 있게 되는 범위도 확장했다.

또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단지들이 2차 정밀안전진단을 받아야하는 의무도 없앴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과 1차 정밀안전진단, 2차 정밀안전진단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지금까지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을 받으면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 사업 진행 여부를 판단해왔다.

제도 개선 이후 노원구 상계주공 1·2·6단지, 하계동 하계장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6개 단지,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12·13단지, 영등포구 건영 아파트 등이 연달아 안전진단 문턱을 넘었다. 안전진단은 점수가 낮을수록 재건축에 유리한데, 이번에 재건축이 확정된 단지 대부분이 지난 정부에서 최종 탈락한 단지들이 1차 안전진단에서 받았던 점수보다 높다.

안전진단 재도전에 나선 한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안전진단 제도가 바뀐 만큼 이번에 재도전하면 재건축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라면서 “다만, 예비안전진단부터 다시 시작하다보니 똑같은 절차를 다시 진행하기 위해 돈을 걷는 것에 대해 주민들을 설득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