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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경찰국 반대 보복성 총경 인사”… 현직 경찰, 전국 첫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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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단행한 경찰 총경급 정기 인사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 반대 총경의 보복성 인사”라며 전국에서는 처음 현직 경찰관이 1인 시위에 나섰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 류근창 경감은 8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경남경찰청 앞에서 고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 사진과 어록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류 경감은 “112상황실 팀장으로 발령난 2명의 총경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개인 차원의 시위를 한다”며 “현실에 살지 말고 역사에 살아라는 김 전 총장의 말씀으로 그 분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 류근창 경감이 8일 창원시 의창구 경남경찰청 앞에서 고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 사진과 어록이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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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근 경찰이 총경 복수직급제를 도입하며 경정급이 맡았던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을 한 계급 위인 신임 총경급에게 맡였는데, 이번 인사에서는 정년이 2년 남은 고참급 총경이 팀장으로 발령났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인사에서 2명 중 1명은 경찰서장을 6개월밖에 하지 않았는데 발령이 났다. 임기 1년을 채우지 않고 인사가 나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꼬집었다.

류 경감은 “총경이 112상황팀장을 맡는 것은 동의하지만 신임 총경이 아닌 자를 임명하는 것은 명백한 보복성 인사”라며 “공교롭게도 2명의 112상황팀장은 전국 총경 회의에 참석했던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류 경감은 이날 오전 휴가를 내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지난해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반대를 촉구하며 전국 경찰 회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전날에는 경남 경찰 24개 관서 직장협의회(직협) 회장단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총경 인사와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직협은 “경찰국 설치 관련 현장에 참석했던 총경에 대한 보직 발령이 상식적이지 않아 우려스럽다”며 “경찰국 신설 반대 총경 회의에 참석한 총경 50여명이 좌천되거나 복수직급제란 제도를 이용해 경정 보직에 해당하는 상황팀장 자리에 23명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는 조직 내부 위계질서를 깨트리고, 경찰 내부에서 갈등을 조장해 경찰 최일선 지휘부를 길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총경 인사는 정권이나 정치 논리로 접근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규탄했다.

동료 경찰은 실명이 공개된 직협 홈페이지를 통해 '응원·공감한다', '상식 밖의 보복성 인사에 대해 개탄하고 분개한다' 등의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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