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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소방관노명래길’···울산중구, 순직 새내기 소방관 이름 딴 명예도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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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21년 6월29일 울산 중구 성남동 한 3층짜리 건물 화재현장에 투입됐다가 심한 화상을 입고 순직한 고 노명래 소방교/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에 화재진압과 구조활동을 하다 순직한 새내기 소방관 이름을 딴 명예도로가 생긴다.

울산중구는 문화의거리 울산교사거리∼시립미술관 도로(470m 구간)에 ‘소방관노명래길’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고 노명래 소방교는 2021년 6월29일 새벽 중구 성남동 한 3층건물 화재현장에 투입됐다가 심한 화상을 입고 치료받던 중 순직했다.

노 소방교는 “3층 화재 현장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인명수색을 하던 중 갑자기 번진 불길에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그는 29살이었으며 소방관으로 임용된 지 불과 1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노 소방교는 사고 4개월 전 혼인신고를 마친 뒤 정식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노 소방교 이름을 딴 명예도로는 해당 화재 건물 바로 앞길이다. 이번 명예도로 추진은 울산소방본부가 제안했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구조활동 중 순직했고, 노 소방교 나이도 매우 젊었던 점을 고려해 그를 추모하고 영예를 높이자는 의미로 명예도로 검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타 기관이 명예도로명 부여를 요청한 경우 해당 기초단체는 해당 인물의 사회 헌신도 등 공익성을 검토한 뒤 주소정보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다만 해당 도로가 두 개 이상 기초단체에 걸쳐 있는 경우에는 광역단체가 명예도로명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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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중구가 다음달 중 명예도로명을 부여할 예정인 성남동 문화의거리 ‘소방관노명래길’ 시점 전경/울산중구 제공


중구는 해당 구간의 시작 지점과 끝나는 지점에 명예도로명이 적힌 짙은 갈색 표지판을 설치해 노 소방교의 숭고한 뜻을 기리도록 할 예정이다. 울산중구 관계자는 “주민·상인들의 의견수렴과 심의 등을 거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다음달 중 명예도로명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예도로명의 사용기한은 고시일로부터 5년간이다. 사용연장 여부는 기한 만료 30일 전에 주소정보위원회가 결정한다. 명예도로명은 정식도로명이 아니어서 실제 주소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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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중구 문화의거리 중 ‘소방관노명래길’ 명예도로의 종점 구간/울산중구 제공


소방관노명래길은 국내에서 소방관 이름을 딴 명예도로명으로는 두 번째이다. 앞서 경기도 평택시가 2021년 11월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 인근 도로에 ‘소방관이병곤길’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한 바 있다.

고 이병곤 소방령은 2015년 12월3일 오후 서해대교 목포 방면 송악IC 인근 2번 주탑 중간부 근처 교량 케이블에서 발생한 불을 진화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가 화재로 끊어진 케이블에 맞아 순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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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노명래길’ 위치도/울산중구 제공


한편 울산에서는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 배출도시인 북구가 2020년 11월23일 최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25년 11월22일까지 외솔기념관 앞 도로에 ‘외솔 최현배길’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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