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꺼내주면 노예가 될게요”…잔해 밑 17시간 동생 지킨 소녀의 호소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강진이 덮친 시리아에서 7일(현지시각) 어린 자매가 17시간 동안 잔해 밑에 깔려 있다 구조됐다.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규모 7.6의 강진이 덮친 시리아에서 잔해 밑에 깔려 17시간 동안 어린 동생을 지킨 소녀의 모습이 공개됐다.

조선일보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튀르키예 남부의 최악의 지진에서 붕괴된 건물 잔해에 깔린 채 동생을 지키고 있는 소녀. 절박함속에 소녀는 구조대원에게 '구조해 준다면 당신의 노예가 되겠다'고 말했다.. /@AlmosaZuher 트위터


7일(현지시각) 현지 기자 A씨는 이날 오후 8시30분쯤 트위터를 통해 “어린 자매가 잔해 밑에서 17시간을 보냈다”며 이 같은 모습이 담긴 영상 한편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한 소녀가 잔해 밑에 깔려 동생을 품에 안고 구조 요청을 하고 있다.

A씨에 따르면 동생을 품에 안은 소녀는 구조대원이 다가가자 “제발 우리를 구해주세요. 그럼 저는 당신의 노예가 될게요”라고 말하며 구조 요청을 했다.

A씨는 “가슴이 아프다”며 이 영상을 공개했지만 일부 네티즌들 반응은 싸늘했다. “당장 녹화를 중지하고 아이들을 꺼내라” “아이들을 구해야지 왜 비디오를 촬영하고 있냐” 등의 비난을 보낸 것이다.

이에 A씨는 “이 자매들은 오전 7시부터 시리아 북부의 안전한 곳으로 옮겨져 의료 지원을 받고 있다”며 “구조대가 필요한 장비를 가지고 현장에 올 때까지 촬영하며 아이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자로서 이 영상을 찍었다. 난 구조대원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자매의 현재 상태를 묻는 네티즌에겐 “이미 구조됐다. 의료 센터에서 받은 사진”이라며 아이들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진 속 아이들은 큰 부상 없이 건강한 모습이다.

조선일보

17시간 만에 구조된 어린 자매가 치료 센터로 옮겨진 모습/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A씨가 영상 인기를 위해 소녀의 말을 잘못 번역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냈다. 어린 소녀 입에서 ‘노예’라는 말이 나온 점이 납득하기 어렵단 이유에서다. 이들은 “번역이 잘못된 것 같다” “재미를 위해 자극적인 번역을 했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한 네티즌은 “소녀가 느낀 고통과 공포심이 보인다. 영상 말미에 문자 그대로 ‘당신의 노예가 될 수 있으니 날 꺼내달라’고 말한다”고 A씨 대신 설명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6일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이날 기준 7800명을 넘어섰다. 푸앗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에서만 5894명이 목숨을 잃고 3만4000명 이상이 다쳤다. 여진이 계속되는 데다 악천후와 장비 부족으로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어 인명 피해는 계속해서 늘 것으로 보인다.

[김자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