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7 (수)

미국 "정찰 풍선 격추 후 대화 시도...중국이 거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방장관 간 통화 중국이 거절
풍선 잔해 반환 놓고도 신경전
한국일보

중국 '정찰풍선'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전투기에 격추당한 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서프사이드 비치 바다로 떨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이 자국 영공에 침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한 직후 중국 국방 당국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거절한 사실이 공개됐다. 격추된 풍선 잔해 반환을 놓고도 양국은 신경전을 벌였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언론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을 통해 "4일 중국 풍선을 격추한 직후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 간 보안 통화를 중국에 요청했으나 중국이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중국의 거절에도 "우리는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해 중국과 소통 채널을 열어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풍선 요격 후 "중국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단호하게 보호할 것"이라며 미국을 비판하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무인 비행선은 아무 위협도 가하지 않았으며 미국 영공에 진입한 것은 실수"라며 미국의 중국 풍선 격추를 재차 비난했다.

격추된 중국 풍선 잔해 처리를 놓고 양국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풍선 잔해를 어느 시점에 중국에 반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아는 한 반환할 의도나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마오 대변인은 "풍선은 중국 소유로 미국 것이 아니다"라며 반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격추된 풍선이 미국 주장대로 '정찰용 풍선'이라면 미국은 이를 중국에 반환할 의무가 없다. 하지만 중국의 주장대로 풍선이 과학용 풍선으로 미국 영토에 진입한 것이 단순 실수라면 이는 중국에 다시 반환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제 외교가 시각이다. 결국 풍선 반환 여부는 풍선 비행의 진짜 목적과 미국의 격추 적법성 여부와 연관된 만큼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미국은 자국 동부 해안에서 격추한 중국 정찰 풍선의 잔해를 수거하는 장면을 처음 공개했다. 미 해군이 공개한 사진 속에는 폭발물처리반(EOD) 소속 장병들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앞바다에서 중국 정찰 풍선의 잔해를 수거하고 있다. 미국은 풍선이 폭발물을 탑재했을 가능성에 대비해 EOD를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잔해를 수거해 중국이 사용한 정찰 장비와 풍선을 보낸 의도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