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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쌀이든 돈이든 돼지든 바쳐라”…北 군 물자 수탈에 뿔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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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북한 인민군./노동신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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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8일 군 창건 75주년을 맞아 주민들에게 군부대 지원물자를 강요하고 있다는 현지 소식통의 증언이 나왔다.

6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한 주민 소식통은 “인민군 창건절을 맞으며 안주시에서는 인민반 세대별로 5000원(약 0.6달러)을 인민군대 지원금으로 거두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에도 군 창건절을 맞으며 주민들에게 군대 지원금으로 2000원(약 0.24달러)이 부과됐다”며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 군대 지원금의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지원금을 강제로 거둬들이려 하자 주민들 사이에선 반발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함흥시 당국은 여유가 있는 주민들은 (의무적 지원금 5000원 외에도) 쌀이든 돈이든, 돼지든 충성심을 가지고 군대지원물자로 바치라고 연일 선전선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장사가 안 되어 가족이 먹을 쌀도 해결하기 힘든데, 장마당에서 쌀 1㎏을 살 수 있는 5000원이 어디에 있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와중에 중앙텔레비죤과 3방송에서는 2·8절(건군절)을 맞으며 연일 인민군대를 혁명의 강군으로 키우시고 민족을 지키시는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를 받들어가자고 선전하고 있다”며 “이에 주민들은 군대 식량자금마저 주민세부담으로 강제하고 있는 당국의 선전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북한은 농업 문제를 단일 안건으로 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이달 말 개최하겠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 연말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먹고 사는’ 문제로 또다시 전원회의를 열겠다고 예고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인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정부 당국은 예상했다. 심야에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열병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대미 메시지 발신 여부와 핵탑재 신형 무기를 공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외국의 민간 위성 업체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평양 김일성광장 인근과 미림비행장 등에서 대규모 인원과 장비가 동원돼 열병식을 준비하는 징후를 포착했다. 지난달 말부터는 ‘2·8′·’75′ 등 건군절 관련 숫자를 형상화한 카드섹션이 등장해 건군절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열병식임을 시사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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