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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가구 안 사는데 가격 줄인상"…악순환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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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원자재 인상 '이중고'
'적자 증가' 계속되는 부진한 실적
"실적 방어하라"…업계, 고육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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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비즈니스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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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계가 줄줄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부진 등 연이은 악재로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다. 실제로 업계 1위인 한샘은 2분기 연속 적자 기록을 앞두고 있다. 현대리바트와 신세계까사도 저조한 성적표가 예상된다. 새학기 등 봄이 다가오는 가운데 가구 가격이 연이어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구 가격도 오른다

8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이달 말부터 키친·바스 온라인 판매 제품 가격을 최대 5% 인상할 계획이다. 지난 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가격 인상이다. 앞서 현대리바트는 지난달 2일 침대·소파·의자 등 가정용 가구 품목 가격을 일괄적으로 약 5% 인상한 바 있다. 사무용 가구 브랜드 리바트 하움', '리바트 오피스' 주요 품목 가격도 7% 안팎으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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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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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한샘도 이달 1일부터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한샘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3% 인상했다. 아울러 이달 중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침대‧소파 등 일반 가구 일부 품목의 가격을 평균 5%가량 올릴 예정이다. 앞서 한샘은 지난달 2일 부엌·수납 제품 일부 품목을 평균 2.7% 인상했다.

침대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씰리침대는 지난달 매트리스 제품 '에일리' 등 일부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7.3% 인상했다. 대표 매트리스 제품 '에일레'를 포함해 약 30개 모델이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12월 매트리스 13종, 프레임 40종 가격을 최대 20% 인상했다. 코웨이도 지난 달 2일부터 신규 렌털 고객에 한해 매트리스를 비롯한 제품의 렌털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수요 줄었는데 가격 올리는 이유

업계의 가격 인상은 실적 방어 이유가 크다. 가구업계는 현재 보릿고개다. 부동산 침체로 주택 거래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인상 부담도 여전하다. 여기에 고환율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엔데믹으로 '집콕' 현상이 줄며 가구·인테리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식었다. 업계는 마진을 유지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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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3분기 실적 변화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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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샘은 지난해 3분기 13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3분기까지 누계 영업손실은 14억원이다. 현대리바트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수치다.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83% 감소했다. 신세계까사도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1억원)대비 손실이 크게 늘었다.

가구 업계 관계자는 "가구의 수요가 기록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만큼 특히 마진이 작은 제품을 많이 취급하는 기업일수록 타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매트리스와 소파 등 고가의 제품 라인업을 늘리거나 브랜드를 프리미엄화 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고 했다.

여전한 먹구름

이런 상황은 앞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주택 거래량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50만8790건으로 2021년(101만5171건)보다 49.9% 감소했다. 주택 거래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해 12월 한 달 기준 주택 거래량은 2만8603건으로 전월(3만220건)보다 5.4% 감소했다. 추가 금리 인상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주택 거래가 감소하면 가구 수요가 감소하기 마련이다. 업계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는 제품의 추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샘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800억원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손익 역시 100억~130억원대 적자 지속이 점쳐진다. 타 가구업체도 저조한 성적표가 전망된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목재 등 원부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당 최대 90만 원까지 올랐던 러시아산 제재목 가격은 지난해 12월 기준 최대 49만50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 완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등도 업계의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된다.

또 다른 가구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목재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원가 적용 시점은 재고와 기업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부터는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원가 부담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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