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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뚝뚝 떨어지는 저축은행 금리…정기예금 3%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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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저축은행, 대형 시중은행 수준까지 금리 낮춰
고금리에 시중 자금 몰리자 "수익성 우려에 조절"


금융권의 예금 금리 하락세가 매섭다. 작년 말 최고 연 6%대까지 치솟았던 예금 금리는 '뚝' 떨어져 3%대까지 하락했다. 시중은행뿐만이 아니다. 고금리를 내세웠던 저축은행 가운데서도 일부가 3%대로 정기예금 금리를 낮췄다. 시중은행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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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12개월 기준)는 연 4.37%로 집계됐다. 이달 1일(4.62%)에서 일주일만에 0.25%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해 10월 중순 5.15%로 집계되며 5%를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해 12월20일 4%대로 내려섰고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고점이었던 11월 말(5.53%)과 비교하면 1.16%포인트 떨어졌다.

자산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페퍼) 주요 상품 예금 금리는 연 3.9~4.5%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상품 금리가 3.38~3.62%인 것을 감안하면 저축은행과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 밴드 하단은 0.52%포인트, 상단은 0.88%포인트 차이 뿐이다.

특히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12개월 기준)은 연 3.9%로 1금융권인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정기예금(4.00%)'이나 우리은행의 '우리 첫 거래 우대 정기예금(4.15%)'보다 낮은 수준이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으로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시중은행보다 약 1%포인트 정도 높게 설정한다. 하지만 그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시중은행의 금리가 5%대를 넘기자 저축은행권에서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6%를 상회하는 특판 금리 상품을 공격적으로 내놓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편의성에 이자 수익 매력을 더한 수시입출금식 '파킹통장'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일부터 500만원 이하 목돈을 예치하면 최대 연 5% 받을 수 있는 OK읏백만통장Ⅱ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또 애큐온저축은행은 모바일앱 전용 파킹통장 상품 머니쪼개기를 0.3%포인트 인상한 4.3%로 올린 후 얼마 되지 않아 4.1%로 인하했다. JT친애저축은행은 플러스입출금통장 금리를 출시 한 달 만에 4%에서 3.6%로 0.4%포인트 인하했다.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 추세 변화는 시중은행의 금리 변화와 연동되는 측면이 있다. 지난 11월부터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주문한 뒤 업권별로 순차적 수신금리 인하가 나타나고 있다.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으며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고, 은행채 금리가 하락한 것도 배경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상품으로 확보한 자금이 불어난 반면 대출 잔액은 급격하게 줄고 있다"며 "예금 금리를 내리라는 당국의 압박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금 조달이 시급한 것이 아니라 수익성에 심각한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이다보니 예금 금리를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다시 조달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축은행이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 매력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시중은행이 예금을 끌어들일 때 재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 유동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 은행은 예금 상품 외에도 은행채 발행이나 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예금이 주된 자금 조달 창구"라며 "지금처럼 예금 금리가 비슷해지면 소비자들은 아무래도 안정적이라고 생각되는 1금융권을 선택할 공산이 커 저축은행은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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