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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머니톡톡] 금리 인상 막바지에 주목 받는 채권… 투자 전 알아야 할 리스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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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등 각 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채권 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고점을 기록하고 하락할 경우 높은 매매 차익을 얻을 수 있고, 금리가 제자리 걸음을 해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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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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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채권 시장에서 국고채 5년물 수익률(금리)은 3.268%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은 지난해 10월 4.632%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 흐름을 보였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도 같은 기간 4.548%에서 3.283%로 약 1.3%포인트(P) 떨어졌다.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 수익률이 고점을 찍고 내렸으나, 아직 자산 포트폴리오에 채권을 담지 않은 투자자라면 올 상반기에 채권이나 채권 금융 상품을 매수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미국의 경제 상황과 기준금리 결정 등 다양한 대외 변수가 많아 채권 가격이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높은 수익을 기대해 위험도가 높은 채권에 투자했다가 부도 위험을 겪는 등 채권 투자 시 위험도 잠재돼 있다.

◇ 금리 인상 막바지, 채권 투자 적기… 금리 떨어질수록 수익 커져

채권은 국가, 지자체, 금융기관, 주식회사 등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증권이다. 만기까지 쿠폰(이자)을 지급하고 만기일에 원금(액면가)을 상환해주겠다는 증서에 해당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채권 투자를 통해 고정된 이자 수익과 매매를 통한 차익을 얻을 수 있고, 직접 투자 시 절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권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인상했던 미국 등 각국의 금리 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종착점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경기 불황이 발생하고 인플레이션이 꺾이는 시점에는 채권 가격이 상당히 오를 수 있다”면서 ““금리가 높아 채권 가격이 하락해 있을 때가 채권 투자의 적기”라고 말했다.

채권 투자의 핵심은 수익률(금리)이 정점일 때 저렴해진 채권을 사들여 이자 수익을 챙기면서 채권 가격이 올랐을 때 팔아 차익을 챙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채권 수익률(금리)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수요가 감소해 가격이 떨어진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상환액(액면가)보다 시중 가격이 저렴할 때 저금리 채권에 투자해 보유하면 만기에 매매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의 경우 15.4%의 이자소득세가 이자이익에 부과되고 매매 차익에는 붙지 않는다”면서 “매매 차익은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 세금 고민 된다면 직접 투자로… 투자금액 적으면 채권형펀드·채권ETF에

채권 투자 방법은 직접 증권계좌를 통해 매매하는 직접 투자와 채권형 펀드 등 금융 상품에 가입해 투자 전문가가 대리 운용하도록 하는 간접 투자로 나눌 수 있다.

세금 측면에서는 직접 투자가 더 낫다. 채권형 ETF(상장지수펀드) 등에 투자할 경우 시세차익과 분배금(배당·이자)에 대해 모두 15.4%의 세금이 붙지만, 현재 채권 직접 투자에 따른 매매 차익에 대해선 과세를 하지 않는다. 다만 거래 금액이 적은 경우 직접 투자가 쉽지 않다. 투자금액이 적거나 채권 투자가 생소한 초보 투자자라면 채권형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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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7일부터 올해 2월 6일 기준 현재까지 1년 간 국고채 수익률 추이. 작년 2월 7일 2.23%였던 국고채 3년물 수익률(금리)은 그해 10월 21일 4.495%을 정점을 찍은 이후 내렸다. 이달 6일 기준 수익률은 3.283%를 기록했다. 작년 2월 2.466%였던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은 작년 10월 21일 4.638%까지 올랐고, 지난 6일 기준 수익률은 3.268%에 거래됐다.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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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자산가들은 다소 일찍이 채권시장에 발을 들였다. 작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의 과감한 금리 인상에 채권시장 금리가 연일 치솟으면서 국채 가격 하락에 배팅하는 국채 인버스 ETF의 수익률이 좋았다. 금리를 올리는 시기에는 채권 가격의 역방향으로 투자하는 ‘인버스 상품’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 상장된 미국채 선물 하루 수익률의 반대로 2배를 추종하는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합성H)’의 경우 최근 1년 간 수익률은 37.45%, 6개월 수익률은 21.1%에 이른다. 반면 최근 3개월은 -14.12%의 손실을 봤다. 최근 1개월 손실률은 -3.09%다.

기준금리 인상 폭이 줄어들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채 인버스 ETF 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진 것이다.

일부 자산가들은 지난해 10월 국고채 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리자, 보유하고 있던 국채를 매도해 매매 차익을 거둔 뒤 은행채, 회사채, 해외 채권 시장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만약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면 포트폴리오에 초장기 채권 ETF을 담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국내 30년 만기 국고채에 투자하는 ‘KODEX 국고채 30년 액티브’ ETF의 3개월 수익률은 6일 종가 기준 17%대다. KIS 국채 3~10년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중장기국채 ETF’는 6일 종가 기준 3개월 수익률은 세전 5%대다.

여러 종류의 채권에 종합적으로 투자하는 종합채권 ETF도 있다. 신용등급 AA-이상, 만기 3년 초과의 국내 발행된 원화 채권을 대상으로 하는 KAP한국장기종합채권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장기종합채권(AA-이상)액티브KAP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9.9%다.

안정적인 채권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를 겨냥한 ETF도 있다. 개별 채권을 직접 투자하면 채권 가격이 떨어졌을 때 만기까지만 투자해 원금과 이자를 회수할 수 있는 반면 만기가 다른 여러 채권을 담는 ETF의 경우 만기까지 버티는 게 구조상 어렵다.

이를 보완해 나온 전략이 만기가 동일한 채권만을 담는 ‘만기매칭형 ETF’다. 이 상품은 만기가 있어서 채권처럼 일정 기한이 끝나면 상장 폐지되고, 상장 폐지 시 투자 원금과 이자를 돌려준다.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액티브’, ‘KODEX 23-12 은행채(AA+이상)액티브’, ‘SOL 24-06 국고채액티브’ ‘TIGER 24-10 회사채(A+이상)액티브’ 등이 만기매칭형 채권 금융 상품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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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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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과 주식을 함께 담는 혼합형 ETF나 채권형 펀드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선호되는 투자 전략 상품이다. 현행 제도상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위험자산(주식형) 투자 비중은 최대 70%로 제한돼 있는데, 나머지 30%를 채권형, 채권혼합형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혼합형 ETF를 활용하면 퇴직연금 계좌에서 주식 비중을 70%보다 더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주식 비중이 40% 미만인 혼합형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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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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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고용 지표에 채권 시장 출렁… 채권 투자 전 알아야 할 위험은

채권은 부도가 나지 않는 한 미래 현금 흐름이 확정돼있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채권 투자로 받는 이자와 원금이 확정돼있으니 미리 투자 수익률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채권 투자는 ▲이자율 위험▲재투자 위험 ▲신용위험 ▲환위험 등이 있다.

채권 금리가 매수 시점보다 더 오를 때 나타나는 ‘이자율 위험’은 채권을 만기일 이전에 매각하는 경우 직면할 수 있다. 채권을 매입한 이후 이자율이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는 데 이는 곧 투자 손실을 의미한다. 단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 만기 이전의 채권 가격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은 피할 수 있다.

재투자 위험이란 이자율 변동에 따라 재투자 수익률이 바뀌는 위험을 말한다. 채권 만기일 이전에 발행자가 중도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콜옵션 채권의 경우 고금리로 발행한 채권을 낮은 수익률의 채권으로 발행하면 실질 수익이 매입 당시 기대 수익률에 못 미칠 수도 있다.

신용도가 낮은 채권을 사서 만기에 상환을 받지 못하는 부도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자칫 채권 발행사의 부도 문제가 터지면 투자자는 원금과 이자 전액을 상환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에 투자한 경우 환율의 변동성에 따라 수익률이 출렁일 위험도 존재한다.

최근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경제 지표에 따른 변동성에도 주의해야 한다. 지난 6일(현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년물 수익률은 전장 대비 0.113%포인트 오른 4.887%에 거래를 마쳤다. 2년물은 0.178%포인트 오른 4.479%, 3년물은 0.183%포인트 오른 4.148%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의 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51만7000명으로 발표되자,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었다. 이에 따라 채권 매도가 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고, 연내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늘면서 미국의 채권 금리가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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