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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기고]수어 통한 '공정한' 정보 접근과 '자유로운' 문화 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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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김건희 여사가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3회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수어로 '사랑합니다'를 표현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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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겪는 가운데, 방역 관련 정부 브리핑을 통해 수어 통역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한국수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늘어났다. 한국수어를 제1 언어로 사용하는, 그래서 모든 정보를 수어를 통해 얻고 모든 일상을 수어로 영위하는 농인(청각장애인 중 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K-컬처 열풍의 중심에 있는 K-드라마에서도 농인과 한국수어에 대해 높아진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농인 배우 이소별 씨가 출연해 수어로 연기를 해서 농인의 제1 언어로서 수어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작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농인 배우 트로이 코처가 수어로 수상 소감을 말해 잔잔한 감동을 준 것도 더는 다른 나라만의 얘기가 되지 않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공정한 문화 접근 기회를 보장하는 '장애인 프렌들리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장애인의 문화, 예술, 관광, 체육의 환경이 좋아지면 비장애인의 환경도 좋아질뿐더러, 연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는 더 큰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특히 문체부는 한국수어를 발전시키고, 수어를 사용하는 국민 모두가 차별 없이 정보를 얻고 자유롭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어는 농인의 의사소통 수단인 동시에, 농인의 삶의 지혜와 문화가 농축된 농인 문화의 정수이기 때문에, 수어문화의 발전은 우리 사회 전체의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다.

6일 윤석열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수어 발전의 청사진이 될 제2차 한국수어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특히 농인의 참여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농인 중심으로 전략팀을 구성하고, 농인 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계획에 따라 정부는 농인에게 더 많은 수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차별 없는 정보 접근과 자유로운 문화 누림 환경 조성을 추진한다.

먼저 농인과 그 가족, 그리고 수어를 배우고자 하는 누구나 수어를 배울 수 있도록 수어 교육기관을 늘리고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한다. 재난이나 질병처럼 생명, 안전과 직결되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정보뿐만 아니라 박물관, 미술관 전시, K-영화 관람과 같은 문화 정보도 수어로 제공해 농인의 문화 누림 기회를 확대한다. 농인과 비농인 사이의 자유로운 소통과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자동통역 기술 개발에 필요한 정보화 기반도 계속 구축해 나간다. 농인이 체감할 수 있는 이러한 정책들로 5년을 채워나가고 그 이후를 준비하고자 한다.

한국수어발전 기본계획은 한 마디로 '공정과 연대'의 계획이다. 농인은 수어로서 공정한 기회를 얻고, 우리 사회는 농인과 청인 간 연대를 통해 도약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약자 프렌들리'의 정신을 담아, 문체부는 수어의 사용이 정보 접근과 문화 누림에 어떠한 장애도 만들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농인과 수어에 대한 더 많은 국민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머니투데이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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