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주제 쉽게 설명하는 능력 갖춰
MS는 내일 챗GPT 개발사와 행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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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4일 촬영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의 한 건물.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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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불씨를 댕긴 빅테크(주요 기술기업)들의 AI 챗봇 전쟁의 열기가 뜨겁다.
구글은 6일(현지시간) 자체 개발한 AI 언어 프로그램 람다(LaMDA)를 바탕으로 한 AI 챗봇 '바드'(Bard·시인)를 몇 주 안에 출시할 것이라 확인하고, 소수의 외부 개발자들에게 공개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최근 챗GPT를 개발한 스타트업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2조5,700억 원)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마이크로소프트(MS)도 7일 자체 행사를 예고했다. 이 자리에서 챗GPT 활용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바드 개발에 전사적 역량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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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6일(현지시간) 구글 검색에 인공지능 언어 프로그램 '람다'를 몇 주 안에 도입하겠다고 밝히며 공개한 예시 이미지. '피아노나 기타 중 무엇이 더 배우기 쉽고 각각 얼마나 많은 연습이 필요한가'란 비교적 복잡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구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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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을 이끄는 순다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몇 주 안에 대중에게 제공하기 앞서 오늘 신뢰할 만한 테스터들에게 바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3일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르면 몇 주 안'에 AI 챗봇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그 이름이 '바드'라는 것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피차이 CEO는 "바드의 응답이 정보의 품질과 안전성, 근거에 대한 높은 기준을 충족할 수 있게 외부 피드백을 내부 테스트 결과와 결합할 것"이라고 했다. 테스트 기간을 통해 바드의 품질을 더 완벽하게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피차이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다음 주 중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바드 도그푸드(dogfood)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할 것"이라고도 공지했다. 도그푸드란 구글이 소프트웨어를 정식 출시하기 전 사내에서 테스트하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다. 피차이 CEO는 공지문에서 "특별한, 전사적 도그푸드"란 표현을 썼는데, 이는 구글이 바드 개발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구글 "검색 엔진에도 람다 적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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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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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오랜 기간 AI 분야 선두주자로 꼽혀왔지만, 생성형 AI 시장의 주도권은 오픈AI에 빼앗긴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피차이 CEO는 이날 바드의 강점을 미리 소개했다. 그의 설명을 보자면, 바드는 ①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끌어와 응답에 활용한다. 인터넷과 연결돼 있지 않고 2021년까지 모은 정보만을 학습한 챗GPT보다 정확도가 훨씬 높을 것이란 얘기다. 바드는 또 ②복잡한 주제를 단순화 해서 설명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한다. 예컨대 이용자가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아홉 살 아이한테 설명해달라"고 하면 어린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답변할 수 있다는 게 구글 측의 주장이다.
바드의 밑바탕이 된 람다는 1,370억 개의 매개 변수를 활용해 1조5,600억 개에 이르는 단어와 대화 데이터, 문서를 학습했다고 한다. 지난해 6월 람다 개발에 참여한 한 엔지니어가 "람다는 자의식을 가졌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일이 있다.
구글은 람다를 구글 검색에도 결합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피아노에는 몇 개의 건반이 있나요?' 같은 단순한 질문뿐 아니라 '피아노나 기타 중 뭐가 더 배우기 쉽고, 각각은 얼마나 많은 연습이 필요한가요?'처럼 깊은 통찰력이 필요한 질문에도 장문으로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구글은 외부 개발자들이 람다를 활용해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게 기반 기술을 개방할 예정이다.
MS, 챗GPT 개발한 오픈AI와 협력 방안 발표할 듯
이날 구글의 바드 발표는 챗GPT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MS가 7일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함께 행사를 열 것이란 소식이 퍼지던 중에 나온 깜짝 발표였기 때문이다. MS는 구글의 발표가 전해지자 마자 이튿날 행사 개최 계획을 공식 확인했다. AI 주도권을 둘러싼 두 업체의 팽팽한 기싸움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MS의 행사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픈AI와의 포괄적 협력 방안과 챗GPT 활용 계획 등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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