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지 위에 내진설계 안 된 건물 빼곡...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피해 키웠다

TOPSHOT - A Syrian youth walks past a half collapsed house in the town of Azaz on the border with Turkey on February 7, 2023, following a deadly earthquake. - The Syrian Red Crescent appealed to Western countries to lift sanctions and provide aid after a powerful earthquake has killed more than 1,600 people across the war-torn country. The 7.8-magnitude quake early the previous day, which has also killed thousands in neighbouring Turkey, led to widespread destruction in both regime-controlled and rebel-held parts of Syria. (Photo by Bakr ALKASEM / AFP) /사진=연합 지면외신화상

[파이낸셜뉴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5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이마저도 점점 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지진은 왜 이렇게 큰 피해를 일으킨 이유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BBC,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지진이 천문학적 피해를 낸 원인은 지진 자체의 규모도 크지만 진원의 깊이, 발생 시간대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발생 지점이 사람들이 밀집해 거주하고 있는 도시인데다 대다수의 건물들에 내진 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점 또한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먼저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중서부에서 발생한 첫 지진의 진원 깊이는 약 18㎞ 정도였고 잠시 후 이어진 7.5 규모 여진의 진원도 깊이가 10㎞에 불과했다.

진원이 얕을수록 지진파가 지표면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짧아 건물을 타격하기 전까지 손실되는 에너지가 적다. 얕은 지진이 깊은 지진보다 사람이 느끼는 흔들림의 강도가 더 커지고 파괴력을 갖는 이유다.

BBC는 이번 지진은 7.8 이상 규모의 위력을 지녀 그 자체로도 강력한데다 진원이 상대적으로 얕은 곳에 위치한 탓에 지표면에 늘어선 건물에 더 심각한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번 지진이 발생한 시점도 대부분 주민들이 집에서 잠을 자던 새벽 시간대여서 더욱 큰 피해를 낳았다.

건물이 튼튼하지 못한 점도 대규모 인명 피해의 배경이다.

영국 포츠머스대의 카르멘 솔라나 화산학과 부교수는 "터키 남부와 시리아의 내진 인프라는 수준이 일정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BBC는 이 지역은 200년 이상 주요 지진이나 경고 신호가 없었기에 대비가 잘 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리아의 경우 오랜 내전도 지진 피해를 키운 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수년간 전투로 인해 건물들이 이미 구조적으로 손상된 상태로 약해져 있었다는 것이다.

가디언지는 시리아에선 이전에도 안전 관련 관리 감독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지어진 새 건물이 종종 무너지곤 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전은 생존자 구출과 피해 복구 지원에도 장애 요인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구호단체들은 시리아 정부에 현재 한 곳뿐인 진입로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반군이 장악한 북부 지역은 아예 접근조차 하기 어려울 확률이 높다. 그나마 운영되던 시리아 병원들이 지진으로 피해를 보면서 부상자 치료 등에 애로가 우려된다.

시리아 미국 의료 협회(SAMS)는 "산하 병원 네 곳이 부서져서 대피해야 했으며, 다른 병원에는 환자들이 밀려와서 복도까지 가득 찬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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