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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김성태 돈 흐름 훤히 아는 금고지기 귀국 예정... 수행비서도 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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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자금 흐름 전모 밝혀줄 '키맨'
검찰, 김성태 대북송금 수사 탄력 받을 듯
김성태 휴대폰 다수 소지 수행비서도 송환
檢, 도피 당시 통화 대상과 내용 파악 계획
한국일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일행과 해외로 도피했던 수행비서 박모씨가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수원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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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금고지기'로 지목된 그룹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가 이르면 이번 주 국내로 송환될 전망이다. 검찰이 쌍방울그룹 내 자금 흐름을 훤히 아는 '키맨'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태국에 체류 중인 김씨는 최근 검찰에 국내로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김씨는 이날 태국 현지에서 열린 불법체류 혐의 관련 선고 공판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고 4,000바트(약 15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자 항소 포기 의사를 밝혔다. 태국 당국은 법원 판결이 확정되는 대로 김씨에 대한 강제추방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성태 전 회장 매제인 김씨는 쌍방울그룹 계열사 간 자금 흐름을 꿰뚫고 있는 인물로 김 전 회장 자산을 관리하는 ‘금고지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자 지난해 5월 김 전 회장과 함께 해외로 도피했다가 태국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 주변에선 송환 거부 소송을 진행하던 김씨가 돌연 입장을 바꾼 데에는 김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태국 경찰에 체포될 당시 귀국 의사를 밝혔지만 외부 압박으로 송환 거부 소송을 이어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국내로 송환된 김 전 회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면서 귀국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쌍방울그룹 내 자금 흐름과 사용처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지난 3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긴 김 전 회장 공소장에 배임·횡령 혐의 규모를 구속영장에 적시된 4,500억 원보다 훨씬 적은 635억 원만 적시했다. 검찰이 확보한 증거와 김 전 회장 진술만으로는 혐의를 입증하는게 충분치 않았던 탓이다. 김 전 회장은 검찰에 "나는 큰 틀의 지시만 했을 뿐 자금 흐름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김씨가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대북송금 및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 대표 관련 혐의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씨 조사를 통해 △대북송금에 사용된 800만 달러(약 98억 원) 조성 경위와 흐름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진위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전 회장 진술로 속도가 붙었던 검찰 수사가 '금고지기' 조사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이자 운전기사 역할을 했던 박모씨 역시 이날 오전 캄보디아를 떠나 국내로 송환됐다. 박씨는 지난달 10일 태국에서 김 전 회장과 양선길 회장이 체포되자 캄보디아로 도피하던 중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박씨는 체포 당시 김 전 회장이 사용하던 휴대폰 여러 대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씨의 휴대폰 포렌식 분석을 통해 김 전 회장의 증거인멸교사 혐의뿐 아니라 도피 당시 연락했던 인물과 대화내용을 파악할 계획이다. 검찰은 박씨의 신병 확보를 위해 8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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