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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얼라인 “배당 확대 누가 반대하겠나, 외국기관 150곳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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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가 지난 2일 여의도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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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을 늘리겠다는 데 반대하는 주주가 있을까요. 질 리가 없습니다. 이미 150개의 외국인 기관 투자자와 의견 교환을 마쳤습니다.”

KB·신한·하나·우리·JB·BNK·DGB 등 7개 금융지주사에 9일까지 자본 배분 및 주주환원 전략 공시 등을 요구하며 ‘은행주 캠페인’에 나선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 대표(37)는 자신만만했다. 앞서 그가 이끈 얼라인은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행동주의에서 성공을 거두며 ‘이수만 없는 SM 시대’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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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SM에 이어 ‘만년 저평가’ 은행주의 체질 개선에 나선 그의 자신감엔 이유가 있다. 7일 KB금융지주는 실적 발표 직전 이사회를 열고 2022년도 현금배당성향을 2021년과 같은 26%로 결정하고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총 주주환원율은 33%(현금배당성향 26%+자사주 3000억원 매입)로 2021년보다 7%포인트 높아졌다.

이 대표는 “KB금융의 발표는 얼라인의 요구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긍정적”이라며 “이번 주주총회(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실적 발표를 한 BNK금융도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고, 향후 주주환원율을 최대 50%까지 올릴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5개 시중은행도 실적 발표 때 배당 관련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커졌다.

얼라인 측은 남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계획이 시장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3월 주총에서 표 대결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지주의 경우 블랙록, 피델리티 등 외국인 기관 투자자가 주주의 대부분이라 표를 모으기 쉽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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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외국인 투자자는 얼라인에 지지를 표하면서도 ‘반신반의’ 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오래전부터 배당을 요구했는데 들어주지 않아 분노하는 주주가 많았다”며 “그러면서 한국을 제 3세계 정부 보듯이 말하는데, 그런 투자자에게 한국은 법치 국가이고 선진국이라고 설명해야 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연일 ‘배당’과 관련된 발언을 내놓고,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은 공공재 측면이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그는 “은행이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 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라며 “그럼에도 미국과 싱가포르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유독 한국의 은행이 저평가된 이유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배당을 늘리면 은행의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은행의 건전성을 살펴보는 지표는 ‘보통주자본비율’(보통주 자본/위험가중자산)인데 배당을 늘리면 보통주 자본이 줄어드는 건 맞지만, 대출로 흘러가는 위험가중자산도 줄어 건전성 비율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매년 3% 안팎을 기록했는데 대출은 매년 7% 정도 늘고 있는 만큼 효율적인 자본 재배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SM과 카카오는 이날 “카카오가 SM의 지분 9.05%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SM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주당 9만1000원, 2월 3일 종가)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주(보통주 전환 기준, 주당 9만2300원)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이번 계약에 2172억원가량을 들여 SM 2대 주주가 됐다. 입지가 더욱 좁아진 이수만 측은 즉각 자료를 내고 “상법과 정관에 위반되는 위법한 행위”라며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연주·황지영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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