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망한 한국의 암울한 미래다. 6일(현지시간) 주OECD 한국대표부는 이런 내용의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와 지역 발전 정책의 방향’ 보고서를 펴냈다. OECD가 발간한 ‘한국의 지역 정책 발전 방향(Adapting Regional Policy in Korea)’을 간추렸다.
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한국 인구의 76%가 대도시(인구 50만 명 이상)에 살고 있다. OECD 평균 55%를 크게 웃돈다. 앞서 2019년 기준 한국의 지리적 집중도 지수 역시 53.8로 OECD 회원 32개국 중 6번째로 높았다. 거주 인구와 토지 면적에 가중치를 둬서 계산한 지수로, 0~100 사이에서 수치가 높을수록 특정 지역에 몰려 사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OECD는 “한국은 짧은 시간 안에 고도성장을 달성했으나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 중소도시와 비도시 간 지역적 격차는 여전하다”며 이런 대도시 과밀 현상이 고령화와 맞물려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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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는 “지역별 인구 격차의 심화는 전반적인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더해, 특히 비도시 지역에 중요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한 지역의 전반적인 경제활동과 생산성을 넘어 교육·의료·편의 시설 등 이른바 ‘삶의 질’ 측면에서 지역적 격차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OECD는 한국이 2025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20%를 넘어서는 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인 인구 비율은 2030년 25%, 2040년엔 33.9%로 점차 늘어 2060년이면 43.9%에 도달한다. 인구 절반 가까이가 고령자인, 말 그대로 ‘노인 국가’가 된다. 그해 0~14세 인구는 단 8%에 불과하고,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48%에 그친다. 생산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뜻이다.
비도시 지역은 인구 소멸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대도시 역시 ‘남의 일’이 아니다. 사람이 많이 몰렸던 만큼 인구 감소도 더 큰 폭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OECD는 2047년께 2017년 대비 인구가 가장 많이 줄어드는 지역이 서울(-145만 명)이라고 지목했다. 그다음으로 부산(-74만 명)과 대구(-46만 명)가 뒤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창 일할 나이의 청년·중년이 빠르게 감소할 것이란 점이다. OECD는 2017년 대비 2047년 생산가능인구 감소율이 부산(-45.6%)·대구(-43.4%) 등 지방 대도시에서 특히 클 것이라고 봤다.
OECD는 “한국은 2012년 총인구의 평균 연령이 OECD에서 4번째로 낮은 국가였지만, 2050년엔 3번째로 높은 국가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 소멸이 가속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지역 발전 전략을 넘어서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젊은이에게 매력적인 도시를 육성하려는 일본, 지방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독일, 협동조합 확장으로 지역 생산 기반을 되살린 이탈리아 등 해외 참고 사례를 제시했다. OECD는 아울러 “경제·사회적으로 쇠퇴하는 지역이 최소한의 효율적 규모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방 정부를 통합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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