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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샴푸 유목민’이 만들었다…“3만7천원 탈모샴푸, MZ 홀렸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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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 ‘아이엠 샴푸’ 상품기획 담당자 인터뷰


매일경제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부문 상품기획팀 배이수 팀장(왼쪽), 나선인 파트너.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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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샴푸는 중년 남성들을 타깃으로 한다는 편견이 완전히 깨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헤어케어 브랜드 ‘저스트 에즈 아이엠’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탈모 기능성 샴푸 ‘아이엠 샴푸’를 내놓으면서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아이엠 샴푸는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평점 5점 만점에 4.9점, 후기 3000개(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기준)를 돌파했다.

기대 이상의 반응에 힘입어 상품 종류도 N1, N2에 이어 N3로 확대했다. 치열한 탈모샴푸 시장에서 아이엠샴푸가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젊은 탈모족’ 등장에 기존 탈모샴푸 틀 깼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커피숍에서 아이엠샴푸 개발을 이끈 코스메틱 부문 상품기획팀 배이수(43) 팀장과 나선인(32) 파트너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배 팀장과 나 파트너는 한때 탈모를 경험한 뒤 어떤 제품에도 정착하지 못하던 ‘탈모샴푸 유목민’이었다.

배 팀장은 “출산 후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탈모제품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시중의 탈모샴푸는 사용감이 뻑뻑하고 한방 특유의 향이 강해 손이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 파트너 역시 “스트레스와 다이어트 등으로 인해 탈모를 겪었다”면서 “그때부터 병원을 다니며 약을 먹고 탈모 샴푸를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젊은층의 수요는 많지만 막상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떠올렸다.

중장년층의 걱정거리로 여겨지던 탈모는 젊은 세대에게도 고민거리로 다가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탈모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23만명 중 2030세대가 40%를 차지한다.

젊은 탈모 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만족시킬 제품이 없다는 데 착안해 기획 단계부터 콘셉트, 모델 선정과 유통망까지 MZ세대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탈모 샴푸 브랜드의 모델은 남성 연예인이 주를 이뤘지만, 여가수 비비(BIBI)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욕실 인테리어 소품으로 손색없는 용기 디자인은 물론 니치 향수에 버금가는 고급스러운 향을 강조했다. N1은 무화과향, N2는 머스크향을 담았다. 최근 출시한 신제품 N3은 허브 향으로,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한 한정판 러브 에디션으로 선보여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오프라인 접점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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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샴푸 N3(허브 향) 밸런타인데이 한정판 에디션. [사진 출처 = 신세계인터내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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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공을 들인 건 단연 ‘제품력’이었다. 원가를 포기할 만큼 제품을 진심으로 만들었다.

배 팀장은 “원가 부담을 지더라도 탁월하게 좋은 제품을 만들자는 게 목표였다”면서 “고퀄리티의 사용감을 위해 제형을 짰을 때의 느낌, 거품의 양, 두피 세척 정도 등 세밀한 부분까지 조정했다”고 밝혔다.

나 파트너는 “최적의 배합비를 찾았다. 효능 성분은 무조건 많이 넣는다고 좋은 게 아니라 오히려 반감되는 경우도 있다. 고함량을 따르지 않고 진정성 있는 샴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핵심 성분인 황 유래 성분은 식이 유황과 온천수, 비오틴, 메티오닌, 시스테인 등 5가지 성분을 최적으로 배합한 독자 개발 성분이다.

탈모 기능성 샴푸가 탈모 치료 의약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한계에도 불구, 임상 실험을 통해 탈모 증상 개선을 입증하는 등 제품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원가 부담 탓에 수익성을 상당 부분 포기했지만, MZ세대가 좋아하는 프리미엄 전략만큼은 제대로 통했다. 아이엠샴푸는 480㎖에 3만7000원으로 시중 판매되는 탈모샴푸 가격보다 높은 수준임에도 반응이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출시한 ‘홀리데이 세트’는 열흘 만에 5000세트가 팔리며 조기 완판됐다.

올 상반기에는 기존 온라인 중심이던 판매 채널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나 파트너는 “탈모 고민이 있는 소비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배 팀장은 올해 목표에 대해 “제품의 가치를 높여서 고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고객층을 강화해 브랜드가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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